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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서편제는 왜 이자람을 다시 보게 하나

형성하다2026. 5. 22.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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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서편제는 윤일상, 차지연, 이자람이 서로 다른 자리에서 작품을 완성한 한국 창작뮤지컬이다.

공연을 보고 나오면 윤일상의 선율과 차지연의 노래가 먼저 남는다. 그런데 시간이 조금 지나면 이자람의 소리가 다시 올라온다. 이 글은 공연 정보와 주요 인물의 역할을 먼저 정리한 뒤, 왜 이자람의 소리가 오래 남는지 관객의 감각으로 따라간다.

뮤지컬 서편제 감상문
뮤지컬 서편제는 왜 이자람을 다시 보게 하나

뮤지컬 서편제는 원작 이청준, 영화 임권택, 작곡 윤일상, 배우 차지연, 그리고 국악감독이자 송화인 이자람이 겹쳐진 작품이다. 누구 하나의 공로로만 설명되지 않는다. 여러 사람이 만든 큰 무대 안에서, 이자람의 소리는 시간이 지난 뒤 더 또렷하게 남는다.

뮤지컬 서편제는 어떤 작품인가

뮤지컬 서편제는 이청준의 소설 서편제를 원작으로 한 한국 창작뮤지컬이다. 원작 소설은 소리꾼 가족의 유랑과 상처, 그리고 소리를 향한 집착과 사랑을 다룬 작품이다. 이 이야기는 1993년 임권택 감독의 영화 서편제로 대중에게 강하게 각인됐다. 영화에서는 김명곤, 오정해, 김규철의 얼굴과 판소리의 정서가 오래 남았다.

뮤지컬은 이 무거운 기억 위에 올라간 작품이다. 이미 소설과 영화로 굳어진 서편제를 다시 무대 언어로 바꾸는 일은 만만한 작업이 아니었다. 원작의 한과 소리를 그대로 옮기면 뮤지컬의 속도가 죽고, 뮤지컬 넘버만 앞세우면 서편제의 몸이 사라진다. 그래서 뮤지컬 서편제의 핵심은 판소리와 대중음악 사이의 균형이었다.

작품은 송화, 동호, 유봉의 길을 따라간다. 유봉은 소리를 사랑하지만 그 사랑을 너무 거칠게 밀어붙이는 사람이다. 동호는 그 세계를 견디지 못하고 떠나는 사람이다. 송화는 그 둘 사이에 남는다. 아버지의 집착과 동생의 이탈 사이에서 송화는 결국 소리 안에 오래 서 있는 사람이 된다. 그래서 서편제의 송화는 단순히 노래를 잘하는 인물이 아니라, 떠나지 못한 사람이고 끝내 남은 사람이다.

작품명 뮤지컬 서편제. 이청준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한국 창작뮤지컬이며, 판소리와 팝·록·발라드의 결합이 중요한 작품이다.
핵심 인물 송화, 동호, 유봉을 중심으로 한 예술가 가족의 이야기다. 소리의 계승, 상처, 이별, 재회의 감정이 작품의 큰 축을 이룬다.
주요 창작진 작곡 윤일상, 대본·가사 조광화, 예술감독 이지나, 음악슈퍼바이저 김문정, 국악감독 이자람 등이 작품의 큰 틀을 만들었다.
공연 정보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된다. 러닝타임은 인터미션 포함 150분이며, 초등학생 이상 관람가로 공지됐다.

뮤지컬 서편제는 판소리의 정서를 뮤지컬 문법 안에서 다시 세운 한국 창작뮤지컬이다.

공연 정보부터 보면 작품의 입구가 보인다

뮤지컬 서편제는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관객을 만난다. 공연 시간은 평일 저녁, 주말과 공휴일 낮·저녁 회차를 중심으로 편성된다. 러닝타임은 인터미션을 포함해 150분이다. 판소리의 정서와 뮤지컬 넘버가 함께 들어가는 작품이라 공연 시간은 짧지 않지만, 이야기의 중심은 비교적 분명하다. 송화, 동호, 유봉이라는 세 인물의 길을 따라가면 된다.

송화 역에는 이자람, 차지연, 이봄소리, 시은이 이름을 올렸다. 노년 송화 역은 정은혜가 맡고, 동호 역은 김경수, 유현석, 김준수가 맡는다. 유봉 역에는 서범석, 박호산, 김태한이 캐스팅됐다. 이 구도만 봐도 서편제는 초연부터 이어온 얼굴과 새로운 얼굴이 함께 들어온 시즌이다.

특히 노년 송화가 따로 들어온 점은 의미가 있다. 송화는 젊은 시절의 고통과 절정만으로 끝나는 인물이 아니다. 소리를 품고 살아남은 사람이고, 시간이 몸에 쌓인 사람이다. 노년 송화의 존재는 이 작품이 송화의 생애를 더 길게 바라보게 만든다.

공연 장소 서울 광림아트센터 BBCH홀. 서편제의 음악과 소리가 비교적 크게 울릴 수 있는 대극장형 공연장이다.
주요 배역 송화 이자람·차지연·이봄소리·시은, 노년 송화 정은혜, 동호 김경수·유현석·김준수, 유봉 서범석·박호산·김태한.
창작진 원작 이청준, 작곡 윤일상, 대본·가사 조광화, 예술감독 이지나, 연출 천유정, 음악슈퍼바이저 김문정, 국악감독 이자람.
관람 포인트 대표 넘버의 대중성, 송화의 판소리, 유봉과 동호의 관계, 그리고 여러 송화가 보여주는 서로 다른 감정의 결이다.

서편제는 공연 정보를 보는 순간부터 송화 한 사람의 무대가 아니라 여러 세대의 송화가 겹치는 작품으로 보인다.

처음부터 대중적 흥행작으로 출발한 작품은 아니었다

서편제를 이야기할 때 중요한 지점은 초연이 처음부터 대중적으로 크게 터진 작품은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당시 뮤지컬 시장은 해외 라이선스 대형 작품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그 환경에서 판소리와 한국적 소재를 전면에 내세운 창작뮤지컬은 쉬운 선택이 아니었다. 판소리는 존중받는 전통이었지만, 뮤지컬 시장의 주류 관객에게 익숙한 장르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서편제는 바로 사라지지 않았다. 초연은 숫자로 크게 터지지 않았지만, 작품을 지지하는 관객과 평단의 반응을 만들었다. 이후 재공연을 거치며 무대 언어와 음악 구조가 계속 다듬어졌다. 작품이 오래 살아남았다는 사실 자체가 서편제의 성과다.

서편제의 역사는 한 번의 대박보다 누적에 가깝다. 초연의 불안, 재공연의 수정, 배우들의 축적, 관객의 재발견이 쌓이며 레퍼토리의 무게가 생겼다. 그래서 이 작품은 단순히 흥행작인지 아닌지로만 볼 수 없다. 한국 창작뮤지컬이 판소리라는 재료를 어떻게 자기 무대 안으로 끌어들였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에 가깝다.

서편제는 처음부터 대박 난 작품이 아니라, 여러 번의 무대와 수정 끝에 살아남은 작품이다.

윤일상은 서편제를 들을 수 있는 뮤지컬로 열었다

서편제의 대중적 기억에서 윤일상은 큰 이름이다. 그는 이미 대중음악 작곡가로 자기 영역을 세운 사람이다. 그런 작곡가가 판소리 소재의 창작뮤지컬에 들어왔다는 사실은 작품의 입구를 넓히는 힘이 됐다. 서편제가 순수 국악 공연이 아니라 뮤지컬로 관객을 만나려면, 관객이 따라갈 수 있는 멜로디와 넘버 구조가 필요했다.

윤일상은 판소리를 그대로 재현하는 대신, 팝과 록과 발라드의 감정선을 뮤지컬 안에 배치했다. 그 결과 서편제에는 판소리 대목과 대중음악적 넘버가 함께 놓인다. 장르가 다르면 충돌도 생긴다. 윤일상은 그 충돌을 피하지 않고, 뮤지컬 관객이 들어올 수 있는 문으로 바꿨다.

살다보면이 오래 남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노래는 판소리를 모르는 관객도 바로 붙잡을 수 있는 멜로디를 가진다. 어렵게 돌아가지 않고, 감정을 직선으로 밀고 온다. 그래서 관객은 서편제라는 이름의 무게를 몰라도 노래를 통해 먼저 작품 안으로 들어간다. 윤일상의 음악은 바로 그 입구를 만든다.

윤일상은 서편제를 대중이 들을 수 있는 뮤지컬로 열었다. 그의 작곡은 판소리 소재가 무대 위에서 관객에게 닿는 첫 번째 문이었다.

윤일상은 서편제를 낯선 전통이 아니라 관객이 따라갈 수 있는 뮤지컬로 열었다.

차지연은 살다보면과 함께 대중 기억을 가져갔다

뮤지컬 서편제를 말할 때 많은 사람이 먼저 떠올리는 노래는 살다보면이다. 그리고 그 노래와 함께 가장 강하게 기억되는 배우는 차지연이다. 차지연은 송화를 맡아 강한 가창력과 무대 에너지로 관객에게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이후 차지연은 서편제의 대중적 얼굴이 됐다.

공식 음원으로 남은 대표 버전도 대중 기억을 고정시키는 힘이 있다. 공연은 회차마다 다르지만, 음원과 영상과 방송은 특정 배우의 목소리를 작품의 대표 이미지로 만든다. 차지연에게는 바로 그 지점이 붙었다. 서편제를 보지 않은 사람도 살다보면을 통해 차지연의 송화를 먼저 만나는 경우가 많다.

차지연의 송화는 뮤지컬 넘버의 감정 폭발을 대중에게 전달했다. 이것은 역할의 차이다. 살다보면 같은 넘버에서는 그 힘이 작품을 밖으로 밀어낸다. 차지연은 이 작품에서 송화의 한 얼굴을 가져갔고, 그 얼굴은 지금도 대중 기억에 선명하게 남아 있다.

차지연은 살다보면을 통해 서편제의 대중적 기억을 강하게 붙잡은 배우다.

세 사람은 서로를 지우지 않고 작품을 만들었다

윤일상과 차지연의 역할은 분명하다. 윤일상은 곡을 만들었고, 차지연은 그 노래를 무대 위에서 강하게 터뜨렸다. 이 두 축이 없었다면 서편제는 뮤지컬 관객에게 훨씬 멀게 느껴졌을 것이다. 그러나 서편제에는 여기에 하나의 축이 더 있다. 그 축이 이자람이다.

이자람을 말한다고 해서 윤일상이나 차지연의 성취가 작아지는 것은 아니다. 세 사람은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증명된 사람들이다. 윤일상은 작곡가로, 차지연은 뮤지컬 배우로, 이자람은 소리꾼이자 창작자로 이미 자기 영역을 세운 인물이다. 서편제의 흥미로운 지점은 이 증명된 사람들이 한 작품 안에서 서로 다른 역할을 맡았다는 데 있다.

윤일상은 서편제의 넘버를 세웠고, 차지연은 그 넘버를 대중에게 각인시켰다. 이자람은 그 음악과 무대가 판소리의 중심을 잃지 않게 붙잡았다. 이 셋은 줄 세울 대상이 아니다. 서로 다른 방향에서 서편제라는 작품을 만든 축이다.

서편제는 한 사람의 이름으로 정리되지 않는다. 윤일상의 음악이 길을 열고, 차지연의 노래가 마음을 흔들고, 이자람의 소리가 작품의 뿌리를 붙든다.

서편제의 힘은 누가 더 뛰어났느냐가 아니라, 각자 다른 힘이 한 무대 안에서 겹쳤다는 데 있다.

이자람은 송화이면서 국악감독이었다

이자람은 서편제에서 단순히 송화 역으로만 들어온 배우가 아니다. 그는 초연부터 작품과 함께한 송화였고, 국악감독으로도 이름을 올렸다. 이 점이 중요하다. 배우는 배역을 수행하지만, 국악감독은 작품 안에서 소리가 어떤 질서로 놓일지를 함께 잡는 자리다.

서편제에서 송화는 아무 배우나 맡기 어려운 역할이다. 이 배역은 뮤지컬 넘버를 소화해야 하면서도, 판소리의 몸을 설득해야 한다. 노래만 잘한다고 되는 배역이 아니고, 판소리를 안다고 자동으로 뮤지컬 무대에 맞는 것도 아니다. 송화는 두 장르 사이에서 몸의 중심을 잡아야 하는 배역이다.

이자람은 바로 그 난점을 자기 경력 안에 이미 갖고 있었다. 그는 어린 시절 대중가요로 알려졌고, 이후 판소리를 깊게 수련했으며, 다시 창작판소리와 연극·뮤지컬 무대로 확장해 온 인물이다. 가수, 소리꾼, 배우, 작창가, 국악감독이라는 말이 모두 붙지만, 하나의 직함으로는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다.

송화 역 배우 이자람은 초연부터 서편제와 함께한 송화다. 송화의 감정과 소리의 방향을 오래 축적한 배우다.
국악감독 판소리의 호흡과 작품의 소리 중심을 잡는 자리다. 서편제가 장르 장식으로 흐르지 않게 하는 축이다.
소리꾼 전통 판소리 수련과 완창 경험을 가진 인물이다. 서편제의 판소리 대목이 설득력을 갖는 데 중요한 기반이다.
창작자 창작판소리를 통해 판소리의 사용법을 넓혀 온 사람이다. 전통을 보존하는 데 그치지 않고 무대의 언어로 다시 쓴다.

이자람은 송화를 연기한 배우이면서 서편제의 소리 중심을 붙잡은 창작자다.

이자람의 서사는 어린 히트 가수에서 시작된다

이자람의 서사를 보면 출발점부터 특이하다. 그는 어린 시절 내 이름 예솔아로 대중에게 먼저 알려졌다. 이 노래는 어린이가 부른 귀여운 노래로만 소비되기 쉬웠지만, 결과적으로 이자람이라는 이름 앞에 대중음악의 첫 기억을 남겼다. 이런 출발은 평생 따라붙는 이미지가 되기 쉽다.

그런데 이자람은 그 유명세 안에 머물지 않았다. 어린 히트 가수의 이미지를 계속 소비하는 대신 판소리로 들어갔다. 그리고 전통 판소리의 수련과 완창을 통해 자신의 실력을 증명했다. 대중음악에서 출발한 사람이 전통의 가장 엄격한 훈련 안으로 들어가 자기 몸을 다시 만든 것이다.

그다음이 더 중요하다. 이자람은 전통 판소리를 배운 뒤 전통의 보존에만 머물지 않았다. 세계문학과 현대 서사를 판소리의 몸으로 다시 만들며 창작판소리의 길을 넓혔다. 전통을 익힌 사람이 전통 안에 갇히지 않고, 전통을 동시대 무대의 언어로 다시 사용한 셈이다.

이자람의 서사는 어린 가수에서 소리꾼으로, 다시 판소리 창작자로 확장된 흐름이다.

윤일상의 음악에도 이자람의 소리는 들어가 있었다

서편제에서 이자람의 위치를 더 분명하게 보여주는 대목은 윤일상의 작곡 과정이다. 윤일상은 작업을 준비하면서 여러 국악과 판소리를 찾아 들었고, 그 과정에서 이자람의 소리를 듣고 작품의 전체 색깔을 그렸다고 말했다. 이자람을 작품 전체의 뮤즈라고 표현한 것도 이 맥락이다.

작곡가는 악보를 만든다. 그러나 어떤 소리의 세계를 만들 것인지, 그 작품이 어떤 공기와 몸을 가질 것인지는 악보 이전의 문제다. 이자람의 소리는 바로 이 악보 이전의 층위에 있었다. 윤일상이 대중적 넘버를 만들었다면, 이자람은 그 넘버들이 딛고 설 판소리의 질감을 제공한 사람이다.

살다보면이 차지연의 목소리와 함께 대중 기억에 남은 것은 맞다. 동시에 서편제 전체의 소리와 정체성을 묻는다면 이야기는 더 안쪽으로 들어간다. 작품 전체의 뿌리를 스케치하게 만든 소리, 판소리의 몸을 상기시킨 소리, 송화라는 인물의 근원을 제공한 소리까지 보면 이자람의 자리는 작품 안쪽에서 더 커진다.

차지연은 서편제의 대표 넘버를 대중에게 꽂았다. 이자람은 그 넘버들이 서편제라는 땅 위에 서게 한 소리의 근원이었다.

윤일상의 곡 뒤에는 대중음악의 기술만이 아니라 이자람이 제공한 판소리의 질감이 있었다.

조광화, 이지나, 김문정의 자리도 함께 봐야 한다

이자람을 말한다고 해서 다른 창작진을 배경으로 밀어낼 필요는 없다. 오히려 서편제는 여러 사람의 손이 맞물린 작품이기 때문에 이자람의 자리가 더 선명해진다. 조광화는 대본과 가사로 원작과 영화의 정서를 무대 언어로 다시 정리했다. 소설과 영화가 가진 시간의 흐름을 뮤지컬의 장면과 노래로 바꾸는 일은 단순 요약이 아니었다.

이지나는 예술감독과 연출 축에서 작품의 큰 무대 감각을 세웠다. 서편제는 길 위의 이야기인데, 무대는 영화처럼 실제 풍경을 따라갈 수 없다. 유랑의 시간, 소리의 여백, 관계의 단절을 어떻게 무대 위에 보이게 할 것인가는 연출의 문제다. 이지나의 역할은 서편제를 좋은 노래 모음이 아니라 하나의 무대 작품으로 세우는 데 있었다.

김문정은 음악슈퍼바이저로 뮤지컬 음악의 전체 호흡을 받쳤다. 판소리, 팝, 록, 발라드가 함께 놓이는 작품에서 음악의 결을 정리하는 일은 중요하다. 장르가 많아질수록 작품은 풍성해질 수 있지만, 동시에 산만해질 위험도 커진다. 김문정의 역할은 이 음악들이 한 공연 안에서 흐르도록 묶는 쪽에 있다.

조광화 대본과 가사로 원작의 정서와 뮤지컬 장면을 연결했다. 소설·영화의 기억을 무대 언어로 다시 정리한 인물이다.
이지나 예술감독과 연출 축에서 서편제의 무대 감각을 잡았다. 유랑과 여백의 이미지를 공연 언어로 옮기는 데 핵심적이었다.
김문정 음악슈퍼바이저로 작품의 음악적 호흡을 받쳤다. 다양한 장르가 한 무대 안에서 무너지지 않게 묶는 역할을 했다.
윤일상 대중이 들을 수 있는 멜로디와 넘버 구조를 만들었다. 서편제가 뮤지컬 관객에게 닿는 입구를 넓힌 작곡가다.

서편제는 한 사람의 작품이 아니라 여러 창작진의 역할이 겹쳐진 한국 창작뮤지컬이다.

차지연과 이자람은 다르게 남는다

차지연과 이자람을 단순히 누가 더 뛰어난가로 비교하면 글이 좁아진다. 두 사람은 같은 송화였지만 관객에게 남는 방식이 달랐다. 차지연의 송화는 노래가 시작되는 순간 바로 귀가 열린다. 감정을 천천히 설명하지 않고 관객 앞까지 단번에 끌고 온다. 살다보면이 오래 기억되는 것도 그래서다. 멜로디가 크게 서고, 가사의 감정이 또렷하게 밀려온다.

차지연이 좋은 이유는 바로 그 힘에 있다. 공연을 잘 모르는 사람도 그 장면에서는 마음이 먼저 반응한다. 슬픔이 어렵게 돌아오지 않고, 노래 한가운데서 바로 터진다. 목소리가 크다는 뜻만은 아니다. 감정의 길을 짧게 만든다는 뜻이다. 관객이 송화의 인생을 모두 이해하기 전에, 먼저 노래의 온도로 송화를 받아들이게 한다. 한 곡으로 인물을 세우고, 그 인물을 관객 기억에 남기는 힘이다.

이자람의 송화는 다르게 남는다. 처음부터 크게 밀고 들어오기보다, 소리의 결이 뒤늦게 따라온다. 판소리를 잘 모르는 관객이라도 그 차이는 느껴진다. 노래가 감정을 바로 올려 준다면, 이자람의 소리는 사람의 시간을 끌고 들어온다. 한 사람이 오래 소리를 배우고, 오래 버티고, 오래 자기 안에 쌓아 온 것이 목소리 바깥으로 묻어난다. 그래서 이자람의 소리는 화려하게 터진 뒤 사라지는 소리가 아니라, 공연이 끝난 뒤에도 천천히 남는 소리에 가깝다.

이자람이 좋은 이유는 서편제를 노래 몇 곡의 감동으로만 끝내지 않기 때문이다. 그의 소리가 들어오면 송화가 단순한 뮤지컬 여주인공으로 보이지 않는다. 소리를 따라 살아온 사람, 소리 때문에 상처받고도 끝내 그 소리를 놓지 못한 사람으로 남는다. 이자람의 목소리에는 잘 부른다는 말로 다 담기 어려운 시간이 있다. 그래서 공연 직후에는 차지연의 노래가 먼저 떠오르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이자람의 소리가 다시 올라온다.

차지연의 송화 노래가 시작되는 순간 감정이 바로 온다. 살다보면처럼 대중이 곧바로 붙잡을 수 있는 장면에서 강하다.
이자람의 송화 처음보다 시간이 지난 뒤 더 오래 남는다. 소리를 따라 살아온 사람의 시간이 목소리 안에 남아 있다.
먼저 남는 것 차지연의 노래는 공연장에서 바로 마음을 흔든다. 그래서 서편제의 대중적 기억을 강하게 만든다.
오래 남는 것 이자람의 소리는 공연이 끝난 뒤에도 송화라는 사람을 다시 떠올리게 만든다. 그래서 작품의 안쪽을 붙잡는다.

차지연의 노래는 공연장에서 바로 마음을 흔들고, 이자람의 소리는 시간이 지난 뒤에도 송화라는 사람을 다시 떠올리게 만든다.

이자람이 판을 바꿨다는 말의 의미

이자람을 두고 판을 바꾼 사람이라고 말할 때, 그것은 혼자 모든 일을 했다는 뜻이 아니다. 서편제에는 원작의 힘, 영화의 기억, 제작사의 자본, 윤일상의 작곡, 차지연의 가창, 조광화와 이지나와 김문정의 무대 설계가 모두 있다. 그런 큰 판이 없었다면 이자람의 역할도 지금처럼 보이기 어려웠다. 예술은 혼자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자람의 위치가 특별한 이유는 분명하다. 그는 전통 판소리를 전수받은 소리꾼이면서, 그 전통을 창작의 재료로 다시 쓴 사람이다. 전통을 지키는 데 그치지 않고, 전통을 오늘의 무대에서 작동하게 만들었다. 이것은 단순한 다재다능이 아니다. 장르의 사용법을 바꾸는 일이다.

서편제 안에서 이자람은 바로 그 태도를 보여준다. 그는 송화를 연기하고, 판소리의 중심을 잡고, 작품의 음악적 뿌리에 영향을 주고, 국악감독으로도 이름을 올린다. 이 정도면 가수, 배우, 소리꾼 같은 단일 호칭으로는 부족하다. 이자람은 소리로 무대를 설계하는 창작자에 가깝다.

이자람이 특별한 이유는 전통을 보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전통을 오늘의 무대 언어로 다시 썼다는 데 있다.

서편제가 서편제로 남게 한 사람

뮤지컬 서편제는 판소리라는 유명한 소재를 빌린 대중뮤지컬이 될 수도 있었다. 원작과 영화의 이름을 빌리고, 대표 넘버 몇 곡을 앞세우고, 한국적 이미지로 포장하는 방식도 가능했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작품은 오래 버티기 어렵다. 이름은 서편제인데 몸은 서편제가 아닌 공연이 되기 때문이다.

이자람의 존재는 이 위험을 줄이는 역할을 했다. 그는 판소리를 장식으로 쓰지 않게 만드는 사람이다. 송화가 소리꾼이라는 설정을 말로만 설명하는 대신, 실제 소리의 깊이와 몸의 훈련으로 설득하게 만든다. 관객은 이자람을 통해 송화가 왜 소리의 사람인지 몸으로 받아들인다.

공연 직후에는 윤일상의 선율과 차지연의 노래가 먼저 남는다. 시간이 지나 이자람의 소리가 다시 떠오르는 건, 그 소리가 서편제를 끝까지 판소리의 이야기로 붙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자람은 무대 위에서만 보이는 사람이 아니라, 공연이 끝난 뒤에도 남아 있는 사람처럼 느껴진다.

처음에는 노래가 남고, 그다음에는 장면이 남는다. 그리고 시간이 조금 지나면 이자람의 소리가 다시 올라온다. 그 소리가 서편제를 슬픈 노래가 아니라, 소리로 살아온 사람의 이야기로 남겨 두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윤일상의 선율과 차지연의 노래가 공연장을 먼저 채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작품을 다시 붙잡게 만드는 건, 송화의 삶을 판소리의 숨으로 남긴 이자람의 소리다.

다시 보는 서편제에서 이자람이 남는 이유

서편제는 한 세대의 기억에만 머무는 작품이 아니다. 이자람과 차지연처럼 초연부터 작품과 함께한 얼굴이 있고, 새롭게 송화를 맡는 배우들이 있다. 여기에 노년 송화가 더해지면 송화라는 인물은 한 시기의 주인공이 아니라 긴 생애를 가진 사람으로 보인다. 이 구도는 서편제를 다시 보게 만드는 힘이다.

그 과정에서 이자람은 중요한 기준점이 된다. 그는 과거의 송화이면서, 작품의 소리를 붙잡은 사람이다. 한 배우의 재등장에 그치지 않는다. 작품이 판소리의 중심을 유지하는 방식을 오래 축적해 온 사람이다. 그래서 이자람을 다시 본다는 것은 단순히 캐스팅을 다시 본다는 뜻이 아니다.

서편제를 보고 나면 처음에는 큰 노래가 남는다. 시간이 지나면 이상하게 소리의 결이 남는다. 그 결이 이자람에게 닿는다. 그래서 이 작품을 오래 생각할수록 이자람의 자리가 더 또렷해진다. 그는 무대를 크게 장악하는 방식이 아니라, 작품이 끝난 뒤에도 송화라는 사람을 붙들게 만드는 방식으로 남는다.

이자람은 과거의 송화이자 작품의 소리를 붙잡은 사람이고, 그래서 시간이 지날수록 더 또렷하게 남는다.

보고 나서 남는 것

뮤지컬 서편제는 여러 이름이 겹쳐진 작품이다. 이청준의 원작, 임권택 영화의 기억, 윤일상의 작곡, 조광화의 대본과 가사, 이지나의 무대 감각, 김문정의 음악적 정리, 차지연의 폭발적인 가창이 모두 있다. 이 작품을 한 사람의 공로로만 정리하면 오히려 작아진다. 서편제는 많은 사람이 만든 큰 판이다.

그 큰 판 안에서 이자람의 자리는 독특하다. 그는 작품의 바깥에서 유명세를 더한 사람이 아니라, 작품의 안쪽에서 판소리의 중심을 잡은 사람이다. 어린 히트 가수로 출발해 소리꾼이 되었고, 다시 창작판소리와 뮤지컬을 오가며 판소리의 쓰임을 넓혔다. 그 경력이 서편제 안에서는 송화와 국악감독이라는 자리로 겹쳐진다.

그래서 뮤지컬 서편제는 이자람을 다시 보게 만든다. 처음에는 윤일상과 차지연이 먼저 보인다. 그것도 서편제의 정확한 기억이다. 하지만 작품이 왜 끝까지 서편제였는지, 판소리가 왜 장식으로 끝나지 않았는지 묻기 시작하면 이자람이 보인다. 그는 이 작품이 노래만 남지 않게 만든 사람이다.

이자람을 가수, 배우, 소리꾼 중 하나로만 부르면 충분하지 않다. 그는 전통을 익힌 뒤 그 전통을 현대 무대의 언어로 다시 쓰는 창작자다. 서편제에서 그의 의미도 바로 거기에 있다. 이자람은 서편제를 빛낸 배우이면서, 서편제가 서편제로 남게 한 사람이다.

뮤지컬 서편제는 노래로 먼저 다가오고, 시간이 지나 소리로 남는다. 그 뒤늦게 남는 소리의 중심에 이자람이 있다.

서편제를 만든 사람들

뮤지컬 서편제는 한 사람의 작품이 아니다. 원작자, 영화의 기억, 작곡가, 대본과 가사, 연출, 음악감독, 국악감독, 그리고 배우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작품을 만들었다. 이 인물들을 함께 놓고 보면 서편제가 왜 판소리 소재 뮤지컬에 머물지 않았는지 더 분명해진다.

원작
이청준 소설 서편제의 작가다. 소리꾼 가족의 유랑, 상처, 예술을 향한 집착과 사랑을 문학의 언어로 세웠다. 뮤지컬 서편제는 이 원작의 정서와 질문 위에서 출발한다.
영화의 기억
임권택 영화 서편제를 통해 이 이야기를 대중의 기억 속에 강하게 남긴 감독이다. 뮤지컬 서편제는 소설뿐 아니라 영화가 만든 이미지와 정서의 무게까지 함께 짊어진 작품이다.
영화와 각색
김명곤 영화 서편제에서 유봉을 연기했고 각색에도 참여한 인물이다. 판소리와 영화, 배우의 몸을 연결한 이름으로 서편제 계보에서 빼놓기 어렵다.
영화 속 송화
오정해 영화 서편제의 송화로 대중에게 각인된 배우다. 영화의 송화 이미지는 이후 무대 서편제를 받아들이는 관객의 기억에도 오래 남아 있었다.
작곡
윤일상 대중음악 작곡가로 이미 자기 영역을 증명한 인물이다. 뮤지컬 서편제에서는 판소리 소재를 뮤지컬 관객이 들을 수 있는 넘버의 언어로 열었다. 살다보면을 비롯한 주요 넘버의 대중성은 윤일상의 역할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대본·가사
조광화 소설과 영화의 서사를 무대 장면과 노래의 구조로 다시 정리한 인물이다. 서편제의 대사와 가사는 원작의 정서를 뮤지컬의 흐름 안에 넣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술감독
이지나 뮤지컬 서편제의 큰 무대 감각을 세운 인물이다. 유랑, 소리, 여백, 가족의 상처를 공연 언어로 묶어 작품의 전체 결을 잡았다.
연출
천유정 오래된 레퍼토리를 그대로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송화와 노년 송화의 구도를 통해 작품의 현재성을 다시 조율하는 역할을 맡는다.
음악슈퍼바이저
김문정 뮤지컬 음악의 전체 호흡을 잡는 인물이다. 판소리, 팝, 록, 발라드가 한 무대 안에서 따로 놀지 않도록 음악의 흐름을 정리하는 축이다.
국악감독·송화
이자람 소리꾼, 창작자, 배우, 국악감독의 자리를 함께 가진 인물이다. 어린 시절 대중가요로 알려졌고, 이후 판소리와 창작판소리에서 자기 세계를 만들었다. 서편제에서는 작품이 판소리의 중심을 잃지 않게 붙잡은 핵심 축이다.
송화
차지연 뮤지컬 배우로서 서편제의 대중적 얼굴을 만든 인물이다. 살다보면의 강한 가창과 무대 장악력은 송화를 뮤지컬 관객의 기억 속에 깊게 남겼다.
송화
이봄소리 새로운 세대의 송화로 이름을 올렸다. 기존 송화들이 쌓아 온 무게 위에서 자신만의 송화를 만들어야 하는 배우다.
송화
시은 STAYC 멤버로 대중음악 무대에서 활동해 온 인물이다. 서편제에서는 송화 역을 맡으며 아이돌 가수의 영역에서 뮤지컬 무대로 확장한다.
노년 송화
정은혜 노년 송화 역을 맡았다. 젊은 송화 이후의 시간, 소리의 연륜, 오래 견딘 사람의 얼굴을 무대 위에 더하는 자리다.
동호
김경수 동호 역으로 송화와 유봉의 시간을 다시 마주하는 인물을 맡는다. 동호는 떠난 사람이며, 동시에 돌아와 소리의 의미를 다시 듣는 사람이다.
동호
유현석 동호 역에 캐스팅됐다. 동호는 작품 안에서 송화의 반대편에 서면서도, 끝내 송화의 소리를 통해 과거와 마주하는 인물이다.
동호
김준수 소리꾼으로도 잘 알려진 배우다. 동호 역에 들어오면서 서편제의 판소리적 결을 남성 인물의 자리에서도 더 선명하게 만든다.
유봉
서범석 유봉 역을 맡은 배우다. 유봉은 소리를 향한 집착과 가족을 향한 뒤틀린 사랑을 동시에 품은 인물이다. 강한 존재감과 무거운 감정의 압력을 요구하는 배역이다.
유봉
박호산 무대와 영상 매체를 오가며 강한 인상을 남겨 온 배우다. 서편제에서는 송화와 동호의 아버지 유봉을 맡아 예술과 폭력, 사랑과 집착이 뒤섞인 인물을 그린다.
유봉
김태한 유봉 역에 캐스팅됐다. 유봉은 작품의 갈등을 밀어붙이는 인물이고, 배우에 따라 권위와 집착의 온도가 크게 달라지는 배역이다.
동호 모
채태인·박재이 동호의 가족 서사를 받치는 배역이다. 서편제는 송화와 동호, 유봉이 중심이지만 주변 인물의 존재가 가족극의 바닥을 만든다.
춘식
육현욱·배훈 주요 인물의 길 위에서 장면의 호흡을 바꾸는 역할이다. 서편제의 무대는 유랑의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주변 인물의 리듬도 중요하다.
미니
유희지 작품의 주변부를 채우며 장면의 결을 만드는 배역이다. 서편제의 조연들은 중심 서사를 방해하지 않고 길 위의 세계를 넓히는 방식으로 기능한다.
찰리·동호 커버
박희준 찰리 역과 동호 커버로 이름을 올렸다. 커버 배우는 공연의 안정성을 지탱하는 실무적 역할까지 함께 맡는 자리다.
명창
노용원 명창 역으로 작품의 판소리적 기운을 직접적으로 보강하는 인물이다. 서편제에서 명창의 존재는 단순한 배역을 넘어 소리의 세계를 무대 안에 세우는 장치다.
어린 송화
이예나·우도연·최도아 송화의 어린 시절을 맡는다. 어린 송화는 훗날 소리꾼 송화가 감당해야 할 삶의 출발점을 보여주는 배역이다.
어린 동호
이승우·조우준·정성우 동호의 어린 시절을 맡는다. 어린 동호는 성인 동호의 회한과 귀환을 이해하게 만드는 초반의 감정적 기반이다.
앙상블·스윙
이동명·김서노·박하나·김하나·차형도·이슬기·이현영·최민혁·김소연·강현성·신현준·이시명·홍승우·위현욱·김혜경·채다원 서편제의 길, 마을, 공연장, 기억의 배경을 채우는 사람들이다. 앙상블과 스윙은 작품의 세계를 무대 위에서 실제로 움직이게 만드는 기반이다.

서편제는 한 배우의 무대만으로 남지 않는다. 노래와 소리, 원작의 기억, 배우들의 몸이 겹쳐 한 편의 공연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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