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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대통령] 서평, 전쟁은 왜 장군보다 정치 지도자의 기억과 판단에서 시작되는가

형성하다2026. 6. 30.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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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대통령』은 전쟁 영웅을 기념하는 책이 아니다. 이 책은 더 불편한 질문을 던진다. 전쟁을 겪은 대통령은 더 신중해지는가, 아니면 자신의 전쟁 기억에 갇혀 또 다른 전쟁을 정당화하게 되는가.

앞서 쓴 세계화는 어떻게 실패했는가 서평, 둠루프 The Doom Loop 서평, 폭풍이 온다 서평, 유라시아 지정학 서평, 21세기 지정학 서평이 세계질서의 구조와 지도를 다뤘다면, 이 글은 그 구조가 실제 권력자의 기억과 판단을 통과하는 순간을 본다.

책 정보

『전쟁과 대통령』의 원제는 『전쟁 중인 대통령들[프레지던츠 앳 워,Presidents at War]』이다. 원제 전체는 『전쟁 중인 대통령들: 제2차 세계대전은 아이젠하워와 케네디부터 레이건과 부시까지 한 세대의 대통령들을 어떻게 형성했는가[프레지던츠 앳 워: 하우 월드 워 투 셰이프트 어 제너레이션 오브 프레지던츠, 프롬 아이젠하워 앤드 JFK 스루 레이건 앤드 부시,Presidents at War: How World War II Shaped a Generation of Presidents, from Eisenhower and JFK through Reagan and Bush]』다.

한국어판은 스티븐 M. 길런이 쓰고, 박재영이 옮겼으며, 21세기북스의 그레이트 하모니 시리즈 일곱 번째 책으로 출간됐다. 원서는 Dutton에서 2025년 2월 18일 출간됐고, 원서 기준 528쪽이다. 이 책은 제2차 세계대전을 겪은 미국 대통령들의 개인사와 전후 미국의 세계전략을 연결한다.

책 정보 정리

한국어판 제목: 전쟁과 대통령

원제: Presidents at War: How World War II Shaped a Generation of Presidents, from Eisenhower and JFK through Reagan and Bush

저자: Steven M. Gillon

번역: 박재영

한국어판 출판사: 21세기북스

원서 출판사: Dutton

원서 출간: 2025년 2월 18일

원서 분량: 528쪽

원서 ISBN: 9780593183137

핵심 주제: 제2차 세계대전, 미국 대통령, 냉전, 베트남전쟁, 전쟁 경험, 리더십, 트라우마, 미국 외교정책

이 책의 중심에는 아이젠하워, 케네디, 존슨, 닉슨, 포드, 레이건, 조지 H. W. 부시가 있다. 이들은 모두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거대한 사건을 직간접적으로 통과한 세대다. 누군가는 전장에서 지휘했고, 누군가는 태평양에서 죽음의 순간을 겪었고, 누군가는 전쟁을 정치적 자산으로 만들었고, 누군가는 전쟁의 공포를 핵전쟁 억제의 감각으로 가져갔다.

중요한 것은 이 책이 전쟁 경험을 단순한 영웅담으로 다루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쟁은 대통령들에게 용기와 자신감을 주었지만, 동시에 오판과 강박도 남겼다. 제2차 세계대전의 승리 경험은 미국의 전후 번영과 국제적 자신감을 만들었지만, “유화정책은 곧 공멸”이라는 뮌헨의 교훈에 갇히면 베트남전쟁 같은 비극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저자 스티븐 M. 길런은 누구인가

스티븐 M. 길런은 미국 현대사를 다루는 역사학자다. 그는 대통령사, 정치사, 현대 미국의 대중문화와 정치, 전후 미국사에 강점을 가진 인물이다. 『전쟁과 대통령』에서도 그의 관심은 전쟁 자체보다 전쟁이 대통령의 성격과 정치적 판단을 어떻게 만들었는가에 있다.

길런은 전쟁사를 쓰는 군사사가라기보다, 전쟁을 통과한 정치 지도자들의 내면과 권력 행사를 추적하는 정치사학자에 가깝다. 그래서 이 책은 전투 장면을 길게 복원하는 책이 아니다. 전쟁 경험이 전후 미국의 외교, 군사개입, 냉전 판단, 베트남전쟁, 핵전쟁 공포, 대통령 리더십에 어떤 흔적을 남겼는지를 보는 책이다.

이 점이 중요하다. 『폭풍이 온다』가 강대국들이 전쟁으로 미끄러지는 구조를 보았다면, 『전쟁과 대통령』은 그 구조 안에서 지도자 개인이 어떤 기억과 두려움과 야망을 가지고 결정을 내리는지 본다. 전쟁은 지도로만 결정되지 않는다. 대통령의 머릿속에 남은 과거의 전쟁도 다음 전쟁의 조건이 된다.

저자 이력 정리

이름: Steven M. Gillon

분야: 미국 현대사, 대통령사, 정치사, 전후 미국사

핵심 관심: 대통령 리더십, 제2차 세계대전 세대, 냉전기 미국 정치, 전쟁 경험과 정책 판단

대표 저서: Presidents at War

핵심 판단

길런은 대통령을 영웅으로 세우기보다, 전쟁 경험이 어떻게 권력자의 판단과 오판을 동시에 만들었는지 본다. 이 책의 힘은 바로 거기에 있다. 전쟁은 지도자의 인격을 단련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과거의 기억으로 현재를 잘못 읽게 만들기도 한다.

전쟁 경험은 대통령을 더 신중하게 만드는가

이 책이 던지는 가장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전쟁을 직접 겪은 대통령은 전쟁을 더 잘 이해하는가. 직관적으로는 그렇다고 말하고 싶다. 죽음과 공포를 겪은 사람은 군사력 사용을 더 조심할 것 같고, 전쟁의 대가를 아는 사람은 쉽게 병력을 보내지 않을 것 같다.

실제로 그런 경우가 있었다. 아이젠하워는 제2차 세계대전의 총사령관이었다. 그는 전쟁의 물류, 병력, 동맹, 정치, 사상자, 국민 여론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그래서 대통령이 된 뒤에도 군사력의 유혹을 경계했다. 전쟁을 안다는 것은 때로 전쟁을 피할 이유를 더 많이 안다는 뜻이 된다.

케네디도 태평양 전쟁의 죽음과 생존을 겪은 인물이었다. 쿠바 미사일 위기에서 그가 보인 신중함은 단순한 젊은 대통령의 운이 아니었다. 핵전쟁의 위험 앞에서 군부의 강경론을 그대로 따르지 않고, 빠져나갈 외교적 공간을 찾으려 한 것은 전쟁의 끝을 아는 감각과 연결된다.

“War experience can teach restraint, but it can also teach the wrong lesson.”
전쟁 경험은 절제를 가르칠 수 있다. 그러나 잘못된 교훈을 남길 수도 있다.
이 문장이 이 책의 중심이다. 전쟁을 겪었다고 해서 언제나 평화의 판단을 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지도자는 전쟁의 참혹함을 기억하고 신중해지지만, 어떤 지도자는 과거의 승리와 굴욕을 현재에 잘못 적용한다. 경험은 지혜가 될 수도 있고, 강박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제2차 세계대전 세대는 히틀러를 늦게 막은 대가를 배웠다. 이른바 뮌헨의 교훈이다. 독재자를 달래면 더 큰 전쟁을 부른다는 기억이다. 이 교훈은 냉전기 미국 지도자들에게 강력했다. 문제는 모든 위기를 히틀러와 뮌헨으로 읽기 시작하면, 복잡한 지역분쟁도 물러설 수 없는 세계사적 시험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뮌헨의 교훈과 베트남의 비극

이 책의 가장 중요한 역사적 연결은 제2차 세계대전과 베트남전쟁이다. 전후 미국 지도자들은 1938년 뮌헨협정을 하나의 교훈으로 기억했다. 히틀러에게 양보한 결과 더 큰 전쟁이 왔다는 교훈이다. 이 기억은 냉전기 미국 외교의 도덕적 문법이 되었다.

문제는 뮌헨의 교훈이 너무 넓게 적용됐다는 데 있다. 모든 적은 히틀러가 아니고, 모든 후퇴는 유화정책이 아니며, 모든 지역분쟁이 세계대전의 전조는 아니다. 그러나 냉전기 미국은 종종 작은 지역의 패배를 세계질서 전체의 붕괴로 해석했다. 베트남전쟁은 그런 오판의 대표적 결과였다.

존슨과 닉슨은 베트남을 단순한 지역전쟁으로 보지 않았다. 미국의 신뢰, 동맹국의 안심, 공산주의 확산 저지, 대통령의 체면, 국내정치가 함께 걸린 문제로 보았다. 그 결과 전쟁은 점점 빠져나오기 어려운 수렁이 되었다. 전쟁 경험이 없는 지도자만 전쟁을 잘못하는 것이 아니다. 전쟁의 기억을 잘못 적용한 지도자도 전쟁을 길게 끌 수 있다.

“The lesson of Munich became dangerous when every crisis began to look like Munich.”
뮌헨의 교훈은 모든 위기가 뮌헨처럼 보이기 시작할 때 위험해졌다.
역사의 교훈은 필요하다. 그러나 교훈은 현재를 보는 렌즈일 뿐 현재를 대신할 수 없다. 베트남전쟁의 비극은 과거의 승리와 실패를 현재의 복잡한 조건에 기계적으로 적용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보여준다.

함께 읽기

[폭풍이 온다] 서평, 1914년의 세계대전은 왜 지금의 미중 패권 경쟁을 비추는가 — 역사적 유비가 현재 판단을 돕기도 하지만, 현재를 대신할 때 위험해진다는 점에서 이번 글과 직접 이어진다.

아이젠하워와 케네디의 절제

아이젠하워는 전쟁을 잘 아는 대통령이었다. 그는 전쟁을 명령문이나 연설문으로만 알지 않았다. 전선의 물류, 병력의 이동, 동맹국의 계산, 장군들의 야망, 사상자 명단, 승리 이후의 질서까지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전쟁을 쉽게 낭만화하지 않았다.

이 점은 대통령 리더십에서 중요하다. 군사 경험이 있다고 해서 모두 좋은 대통령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전쟁의 실제 비용을 아는 사람은 군사력 사용을 정치적 연출로만 보지 않는다. 아이젠하워가 군산복합체를 경고한 것도 이 맥락에서 읽을 수 있다. 그는 군대와 무기를 알았기 때문에 그것이 민주주의를 어떻게 압박할 수 있는지도 알았다.

케네디 역시 전쟁의 낭만과 공포를 동시에 안 인물이었다. 그는 전쟁 영웅의 이미지를 정치적 자산으로 삼았지만, 쿠바 미사일 위기에서 보인 신중함은 그 이미지와는 다른 차원의 판단이었다. 핵전쟁 앞에서 대통령은 강해 보이는 것보다 살아남을 길을 찾아야 했다. 이것이 전쟁 경험이 절제로 작동한 경우다.

핵심 판단

전쟁을 경험한 대통령이 중요한 이유는 그가 더 용감하기 때문이 아니다. 전쟁의 실제 비용을 안다면, 전쟁을 말의 무기로 함부로 쓰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좋은 전쟁 경험은 공격성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출구를 찾는 감각을 키운다.

존슨과 닉슨의 수렁

반대로 베트남전쟁은 대통령의 체면과 국내정치가 전쟁을 어떻게 길게 끌 수 있는지 보여준다. 존슨은 국내 개혁을 원한 대통령이었다. 그러나 베트남에서 약해 보이면 자신의 정치적 기반과 미국의 국제적 신뢰가 무너질 것이라고 두려워했다. 그는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도 전쟁을 확대했다.

닉슨은 전쟁을 끝내겠다고 등장했지만, 전쟁의 출구를 찾는 과정에서도 체면과 선거와 비밀외교를 함께 계산했다. 전쟁을 끝내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미 너무 많은 피와 돈과 명분을 쓴 전쟁은 끝내는 순간에도 패배의 언어가 따라붙는다. 대통령은 그 언어를 두려워한다.

여기서 『전쟁과 대통령』은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준다. 전쟁은 시작보다 끝내기가 더 어려운가. 지도자는 전쟁의 목표를 잃은 뒤에도 왜 계속 전쟁을 끌고 가는가. 답은 군사전략만이 아니다. 체면, 선거, 여론, 역사에 남을 이미지, 동맹국의 시선, 상대에게 약해 보이지 않으려는 강박이 전쟁을 계속 밀어붙인다.

“A president may continue a war not because victory is near, but because defeat is unbearable.”
대통령은 승리가 가까워서가 아니라, 패배를 견딜 수 없어서 전쟁을 계속할 수 있다.
이 문장은 베트남전쟁의 정치적 본질을 찌른다. 전쟁은 목표가 사라진 뒤에도 계속될 수 있다. 그때 전쟁을 움직이는 것은 승리의 가능성이 아니라, 패배를 인정하지 못하는 권력의 심리다.

레이건과 부시의 다른 기억

레이건과 조지 H. W. 부시는 제2차 세계대전 세대이지만 전쟁을 기억하는 방식이 달랐다. 레이건은 직접 전투 경험을 가진 대통령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는 제2차 세계대전의 선악 구도와 냉전의 도덕적 언어를 강하게 받아들였다. 동시에 핵무기의 공포도 깊이 느꼈다. 그래서 대소 강경론과 핵전쟁 회피의 감각이 함께 존재했다.

조지 H. W. 부시는 전투 경험을 가진 대통령이었다. 그는 젊은 해군 조종사로 전쟁을 겪었다. 걸프전에서 그는 압도적 군사력을 사용했지만, 바그다드 점령으로 전쟁을 무한정 확대하지 않았다. 이 결정은 전쟁의 목표를 제한하는 감각과 연결된다. 전쟁을 시작할 때 목표를 정하는 것만큼, 어디에서 멈출 것인지 아는 것도 중요하다.

이 대목은 오늘의 전쟁 논의에도 중요하다. 군사력은 강할수록 더 많이 쓸 수 있는 유혹이 생긴다. 그러나 강한 군사력의 진짜 가치는 모든 목표를 끝까지 밀어붙이는 데 있지 않다. 필요한 목표를 달성한 뒤 멈출 줄 아는 절제에도 있다.

함께 읽기

둠루프 The Doom Loop 서평, 세계경제 질서는 왜 스스로 무너지는 악순환에 들어갔나 — 두려움이 정책을 만들고, 그 정책이 다시 두려움을 증명하는 악순환은 전쟁 결정에서도 반복된다.

미국과 영어권의 반응

영어권 반응은 대체로 이 책을 읽기 쉬우면서도 문제의식이 뚜렷한 대통령사로 보는 쪽이 많다. Foreign Affairs는 이 책이 1953년부터 1993년까지 미국 대통령들의 이야기를 익숙한 역사 속에서 설득력 있게 엮어냈다고 평가했다. 핵심은 이 대통령들의 성격과 판단이 제2차 세계대전 경험과 어떻게 연결됐는지를 보여준다는 점이다.

Kirkus는 이 책을 정치사학자 길런이 제2차 세계대전이 한 세대의 대통령들에게 미친 영향을 다룬 책으로 소개했다. 특히 전쟁 경험이 대통령들에게 도덕적 권위와 정치적 자산이 되었다는 점을 짚는다. 전쟁은 지옥이지만, 미국 정치에서는 대통령으로 가는 경력의 일부가 될 수도 있었다는 불편한 사실이다.

반면 비판적 반응도 있다. 일부 평가는 책의 후반부에서 제2차 세계대전 경험과 냉전기 대통령 결정 사이의 연결이 약해진다고 본다. 시간이 흐를수록 전쟁 경험은 직접 원인이라기보다 배경이 된다. 대통령의 판단에는 개인의 전쟁 경험뿐 아니라 정당정치, 여론, 정보기관, 군부, 경제, 동맹, 선거가 함께 작동하기 때문이다.

영어권 반응의 핵심

긍정적 평가는 이 책을 제2차 세계대전 세대 대통령들의 리더십을 생생하게 묶은 정치사로 본다. 비판적 독해는 전쟁 경험 하나로 냉전기 대통령의 모든 판단을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이 차이가 중요하다. 전쟁 경험은 강력한 변수지만, 그것만으로 역사를 설명할 수는 없다.

이 책의 장점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전쟁을 제도와 지도만이 아니라 개인의 기억으로 가져온다는 데 있다. 우리는 흔히 전쟁을 세력균형, 지정학, 경제, 이념, 동맹으로 설명한다. 모두 필요하다. 그러나 최종 결정은 사람을 통과한다. 대통령은 보고서를 읽고, 장군의 말을 듣고, 여론을 계산하고, 자기 과거의 기억과 싸운다.

또 하나의 장점은 전쟁 경험의 양면성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전쟁을 겪은 대통령은 더 신중할 수 있다. 동시에 과거의 전쟁 교훈에 갇힐 수도 있다. 전쟁을 모르는 지도자가 위험한 것처럼, 전쟁을 안다고 믿는 지도자도 위험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경험 자체가 아니라 그 경험을 현재에 어떻게 적용하는가다.

세 번째 장점은 미국 현대사를 한 세대의 경험으로 묶는 데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은 단순한 과거가 아니었다. 그것은 전후 미국 대통령들의 공통 기억이었고, 미국이 세계를 보는 방식의 출발점이었다. 냉전, 베트남, 핵전쟁 공포, 군사개입, 동맹정책은 이 기억과 분리해서 보기 어렵다.

이 책의 한계

하지만 이 책도 비판적으로 읽어야 한다. 첫째, 전쟁 경험을 너무 강한 설명틀로 삼으면 다른 요인들이 작아질 수 있다. 대통령의 결정은 개인의 기억만으로 나오지 않는다. 국내정치, 선거, 언론, 군부, 정보기관, 경제 조건, 동맹국의 요구, 적국의 행동이 모두 함께 작동한다.

둘째, 이 책은 미국 대통령사를 중심으로 한다. 따라서 전쟁을 겪은 미국 지도자의 시각은 잘 보여주지만, 그 전쟁을 당한 베트남, 한국, 중동, 라틴아메리카 사람들의 경험은 상대적으로 주변에 놓일 수 있다. 전쟁을 대통령의 리더십으로만 보면 지도 위의 사람을 지우기 쉽다.

셋째, 전쟁 경험이 없는 지도자의 문제도 더 따로 봐야 한다. 현대 미국과 여러 민주주의 국가에서 전쟁을 직접 겪은 정치 지도자는 줄어들었다. 그렇다고 전쟁 경험이 반드시 좋은 판단의 조건은 아니다. 그러나 전쟁의 대가를 몸으로 모르는 지도자가 전쟁을 이미지와 여론의 문제로 소비할 위험은 분명히 존재한다.

비판적 판단

이 책은 대통령의 기억을 잘 보여준다. 그러나 전쟁은 대통령의 기억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전쟁을 명령하는 사람의 기억과, 전쟁을 실제로 겪는 사람들의 삶을 함께 봐야 한다. 그래야 전쟁사가 권력자의 회고록으로 끝나지 않는다.

한국은 무엇을 읽어야 하나

한국 독자에게 이 책은 미국 대통령들의 전쟁 경험을 구경하는 책이 아니다. 한국은 미국 대통령의 판단에서 자유로웠던 적이 거의 없다.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냉전, 북핵 위기, 주한미군, 한미동맹, 대만해협 문제는 모두 미국 대통령의 판단과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한국은 이 책을 읽으며 질문해야 한다. 미국 대통령은 전쟁을 어떻게 기억하는가. 미국 대통령은 동맹국을 어떤 방식으로 계산하는가. 미국 대통령은 패배와 굴욕을 얼마나 두려워하는가. 미국 대통령은 군부의 조언과 정보기관의 판단과 국내 여론 사이에서 어떻게 결정을 내리는가.

한반도에서 위기가 발생하면 그 결정은 서울에서만 내려지지 않는다. 워싱턴, 베이징, 도쿄, 평양, 모스크바의 판단이 함께 움직인다. 특히 미국 대통령의 성향과 경험은 한국의 안보에 직접적인 변수다. 그래서 한국은 미국 대통령을 인물 기사로만 보면 안 된다. 그의 전쟁관, 역사관, 동맹관, 체면의 감각을 함께 봐야 한다.

함께 읽기

북러 정상회담과 두만강 자동차 다리, 물류가 아니라 군사기술의 통로를 봐야 한다 — 한반도 주변의 군사기술과 물류 흐름은 결국 지도자들의 판단과 위기관리 문제로 이어진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유럽 전시체제 1편 — 전쟁이 지도자의 결정을 넘어 산업, 군수, 에너지, 동맹 구조를 어떻게 바꾸는지 함께 볼 수 있다.

앞선 연작과 어떻게 연결되는가

1199번 글은 자유무역의 실패를 다뤘다. 1200번 글은 세계경제 질서의 악순환을 다뤘다. 1201번 글은 강대국 전쟁의 역사적 경고를 다뤘다. 1202번 글은 유라시아라는 충돌의 지도를 봤고, 1203번 글은 서구 이후의 복합 질서를 봤다.

『전쟁과 대통령』은 이 흐름에 사람을 넣는다. 세계질서가 흔들려도, 지도 위의 압력이 커져도, 실제 전쟁과 외교의 방향은 결국 지도자의 판단을 통과한다. 전쟁은 구조가 만들지만, 구조는 사람을 통해 현실이 된다. 대통령은 그 통로다.

그래서 이 책은 앞선 연작의 빈칸을 채운다. 우리는 세계를 구조로 읽어야 한다. 그러나 구조만 보면 사람을 지운다. 대통령의 기억과 오판, 체면과 두려움, 신중함과 강박을 봐야 전쟁이 실제로 어떻게 결정되는지 알 수 있다.

결론: 전쟁은 기억을 통과한다

『전쟁과 대통령』을 읽고 남는 문장은 이것이다. 전쟁은 과거의 기억을 통과해 현재의 결정이 된다. 아이젠하워와 케네디에게 전쟁의 기억은 절제의 감각이 되었다. 그러나 같은 제2차 세계대전의 기억은 베트남전쟁에서 과도한 확신과 굴욕 회피의 논리로도 작동했다.

전쟁 경험이 지도자를 자동으로 현명하게 만들지는 않는다. 전쟁을 겪지 않은 지도자가 자동으로 위험한 것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과거의 경험을 현재의 조건에 맞게 해석하는 능력이다. 역사적 교훈은 필요하지만, 교훈이 현재를 대신하면 위험해진다.

한국에게 이 책은 특히 중요하다. 우리는 미국 대통령의 판단에서 멀리 떨어진 나라가 아니다. 한반도 위기, 대만해협, 북러 협력, 미중 경쟁, 주한미군, 핵우산은 모두 미국 대통령의 역사관과 전쟁관과 연결된다. 누가 백악관에 앉는가는 한국의 생활 조건과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이 글은 미국 대통령을 숭배하기 위해 쓰는 것이 아니다. 전쟁을 명령하는 사람의 기억과, 전쟁을 감당해야 하는 사람들의 삶을 함께 보기 위해 쓰는 것이다. 장르없음은 전쟁을 공포로 팔지 않는다. 전쟁이 만들어지는 조건을 읽고, 그 조건 안에서 한국과 개인이 무엇을 보아야 하는지 묻는다.

하단 함께 읽을 글

세계화는 어떻게 실패했는가 서평, 자유무역은 왜 번영의 약속에서 분노의 정치가 되었나 — 자유무역 실패가 어떻게 미국 국내정치와 세계질서의 균열을 만들었는지 먼저 읽을 수 있다.

둠루프 The Doom Loop 서평, 세계경제 질서는 왜 스스로 무너지는 악순환에 들어갔나 — 두려움이 정책을 만들고, 정책이 다시 두려움을 키우는 구조를 경제질서 차원에서 다룬 글이다.

[폭풍이 온다] 서평, 1914년의 세계대전은 왜 지금의 미중 패권 경쟁을 비추는가 — 역사적 유비와 지도자의 오판이 전쟁 위험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함께 읽을 수 있다.

유라시아 지정학 서평, 왜 20세기 전쟁과 냉전은 모두 유라시아를 둘러싼 싸움이었나 — 전쟁과 대통령의 판단이 놓이는 공간적 배경을 유라시아라는 지도로 보여준다.

21세기 지정학 서평, 서구가 흔들린다고 세계질서가 무너지는 것은 아니다 — 미국 중심 질서 이후의 복합 세계질서를 다룬 글이다. 대통령의 판단이 더 이상 단일 패권질서 안에서만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과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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