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한국 원전 산업의 현재와 미래 1부 – 체코 원전 협상 테이블의 진실
[시리즈] 한국 원전 산업의 현재와 미래
1부|체코 원전 협상 테이블의 진실
요약 3줄
2024년 7월 KHNP가 체코 원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WEC 지식재산권 분쟁과 EU 규제로 불확실성이 이어졌다.
2025년 1월 분쟁 종결 합의가 발표됐으나, 5월 체코 법원과 EU가 서명을 제동했다.
결국 2025년 6월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 최종 서명이 이뤄지며, 50년간 WEC 종속적 구조가 고착됐다.
메타 설명
2024년 7월 KHNP가 체코 두코바니 원전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습니다. 그런데 왜 2025년 1월 한·미·WEC 간 ‘분쟁 종결’ 합의가 필요했고, 5월엔 체코 법원과 EU가 제동을 걸었을까요? 6월 최종 서명까지의 타임라인, ‘팀 코리아’의 실체, 그리고 50년짜리 협정 논란의 맥락을 한눈에 정리합니다.
해시태그
#한국원전 #체코원전 #두코바니 #KHNP #WEC #팀코리아 #EU규제 #SMR
1) 2024-07-17: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 하지만 구름은 남아 있었다
2024년 7월 17일, 체코 정부는 두코바니 신규 원전 2기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한국수력원자력(KHNP)을 공식 결정합니다. 국내에는 “거의 다 따냈다”는 분위기가 돌았지만, 그 순간에도 두 개의 구름이 선명했습니다.
첫째, 웨스팅하우스(WEC)와 얽힌 지식재산권·수출통제 리스크.
둘째, EU 규제와 체코 사법 절차라는 외부 변수입니다.
2) WEC는 ‘불쑥’이 아니다: 2022 소송 → 2023 각하(본안 미판단)
2022년, WEC는 “한국형 원전(APR 계열) 수출에는 우리 허가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미국에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2023년 9월, 미국 법원은 사건을 각하했지만 기술 기원 자체에 대한 판단은 하지 않았다고 못 박습니다.
의미는 단순합니다. 법적 불확실성(회색지대)이 남아 있었고, WEC는 필요할 때마다 이를 협상 지렛대로 꺼낼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 2024년 여름에 WEC가 전면에 올라온 건 ‘갑툭튀’가 아니라, 처음부터 깔려 있던 리스크의 주체가 표면화된 것입니다.
3) 2025-01-16: “글로벌 분쟁 종결” 발표 — 조건은 비공개
2025년 1월 16일, 한국(KEPCO·KHNP)과 WEC는 지식재산권 분쟁 종결(글로벌 합의)을 발표합니다. 미국 정부도 이를 ‘협력의 출발점’으로 환영합니다. 다만 세부 조건은 비공개로 남습니다.
이후 국내 보도를 통해 원전 1기당 WEC에 일감 보장 + 기술사용료 납부, 유효기간 50년, SMR 등 차세대 원전의 독자 수출도 WEC 사전 ‘기술자립 검증’ 필요 같은 내용이 공개되면서 ‘불평등 협정’ 논란이 본격화됩니다.
4) 2025-05: 법원 제동과 EU의 “서명 유예” 요청
2025년 5월 6일, 체코 브르노 지역법원이 경쟁사 이의 제기를 받아들여 계약 서명 잠정 중단을 명령합니다. 5월 12일에는 EU 집행위가 외국보조금 규정(FSR) 심사를 이유로 서명 유예를 요청합니다.
핵심은 “무산”이 아니라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지연 국면이었다는 점입니다. 이 구간에서 발주국·금융기관·정치권 모두가 법적 리스크의 조기 해소를 강하게 요구하게 됩니다.
5) 2025-06-04~05: 상급심이 길을 열고, 곧바로 서명
2025년 6월 4일, 체코 최고행정법원이 하급심의 ‘서명 금지’ 결정을 취소합니다. 다음 날인 6월 5일, 최종 서명이 이뤄집니다. 외형상 절차는 마무리됐지만, 분쟁 종결의 대가는 문서의 문장으로 남습니다.
국내 보도 기준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원전 1기 수출 시 WEC에 수천억 원대 일감을 보장하고, 별도의 기술사용료를 납부
• 유효기간 50년
• SMR 포함 차세대 원전의 독자 수출 전 ‘WEC 사전 검증’ 의무(미응답 시 미국 소재 제3기관으로 판단)
→ 결과적으로 미국 중심의 ‘문지기 구조’가 고정됩니다.
6) ‘팀 코리아’의 실체와 현지화 60%
이번 프로젝트는 KHNP를 중심으로 KEPCO·두산에너빌리티·한전원자력연료 등이 참여한 민관 수출 연합(팀 코리아) 체제였습니다. 체코 정부에 현지화율 60%를 약속한 것도 핵심 포인트였습니다.
문제는 협정 구조입니다. 핵심 기자재·연료 같은 고부가 영역의 상당 부분이 WEC로 배분되면서, 한국 기업의 실질 몫이 기대보다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습니다. 이름은 ‘팀 코리아’지만, 수익의 중심이 미국 기업으로 쏠리는 설계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질문 ① “그 협정을 안 맺었으면, 수출은 아예 불가능했나요?”
법적으로 ‘절대 불가’는 아니었습니다. 다만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거나 장기 지연됐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하나, 2023년 각하 결정은 기술 기원·수출통제(예: Part 810) 같은 본질 쟁점에 대한 판단을 남겼습니다. 구매국과 금융기관 입장에선 법적 구름이 걷히지 않은 상태입니다.둘, EU FSR·체코 사법 절차가 실제로 서명을 멈춰 세운 전례가 생겼습니다.셋, 수십억 달러 금융조달은 “분쟁 없음·규제 리스크 관리 가능”이 전제입니다.즉, 체코(EU) 같은 핵심 시장에서는 협정 없이 밀어붙이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웠다는 결론에 가깝습니다.
질문 ② “EU라서 그런 거면, 중동·아시아는?”
맞습니다. EU 시장은 규제·사법이 촘촘해서 WEC와의 합의가 사실상 불가피했습니다.
반면 중동·아시아는 과거 UAE 바라카처럼 독자 수출의 여지가 더 컸습니다.
문제는 이번 협정의 적용 범위입니다. **SMR 등 차세대 원전까지 ‘WEC 사전 검증’**을 요구하는 조항이 걸리면서, EU 시장을 얻기 위해 비(非)EU 시장의 자율성까지 제약됐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이것이 이른바 **“진짜 독소조항”**으로 불리는 이유입니다.
정치적 책임 귀속: 전임 vs 현임, 어떻게 봐야 하나
타임라인을 사실대로 놓고 보면 두 층의 책임이 분리됩니다.
첫째, 협상 구조를 만든 책임(전임 정부)
2024년 7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2025년 1월 분쟁 종결 합의, 그리고 WEC 중심의 검증 체계가 필요해진 맥락은 윤석열 정부 시기에 만들어졌습니다. 조건의 큰 틀과 협정 방향성이 이때 사실상 고정됐다고 보는 시각이 설득력을 가집니다.
둘째, 최종 서명 책임(현임 정부)
체코 최고행정법원이 2025년 6월 4일에 길을 열자, 6월 5일 최종 서명은 이재명 정부 임기 첫 주에 이루어졌습니다. 법적 구속력을 갖는 ‘서명’이라는 행위는 현임 정부의 이름으로 남습니다.
정리하면, 구조를 만든 책임은 전임, 서명의 법적 책임은 현임입니다. 다만 취임 직후였다는 점, 상급심 판결로 발주국이 즉시 서명을 원했다는 점, 서명 지연 시 외교·금융·평판 리스크가 커졌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현임 정부가 당장 다른 선택지를 꺼내기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웠다고 보는 평가도 가능합니다.
1부 한 줄 결론
2024-07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 2025-01 분쟁 종결 발표 → 2025-05 법원·EU 제동 → 2025-06 최종 서명.
한국은 “수주 확정”을 우선하며 분쟁·절차 리스크를 ‘돈·검증·연료·기간’으로 치른 것입니다. 문제는 그 비용이 50년과 SMR 시대까지 이어진다는 점입니다.
2부에서는 협정 세부 조항을 뜯어봅니다.
“원전 1기당 WEC 일감·기술료”, “SMR 사전 검증”, “50년 유효기간” 같은 조항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왜 한국 원전 산업 경쟁력을 잠식할 수 있는지 분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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