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새벽, 한미정상회담의 핵심: 'MASGA'의 부상과 한국 조선업의 미래
오늘 새벽에 진행된 한미정상회담에서는 다양한 이슈가 논의되었지만, 특히 미국 조선업 부흥 구상, 이른바 'MASGA'가 양국 협력의 새로운 핵심 의제로 떠올랐습니다. 과거 쇠퇴했던 미국 조선 산업을 되살리기 위해 한국의 기술력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려는 미국의 정책적 움직임과, 그에 따른 한국 조선업계의 기회와 부담이 교차하는 지점입니다. 이 글에서는 이번 회담을 계기로 공식화된 'MASGA' 프로젝트의 배경과 함께 한국 조선업이 직면하게 될 기회와 과제를 심층적으로 분석합니다.
쇠퇴한 미국 조선업의 현주소: 군함 강국, 상선 약국
미국은 여전히 세계 최강의 해군을 보유하고 있지만, 상선 건조 분야에서는 극심한 쇠퇴를 겪었습니다. 미 의회조사국(CRS)에 따르면, 미국은 전 세계 선박 건조 톤수의 약 0.2%만을 차지하며, 대형 상선 연간 건조 대수도 한 자릿수에 머물러 있습니다. 1970년대에도 톤수 기준 약 5% 수준에 그쳤던 미국의 조선업은 높은 생산 비용과 가격 문제로 세계 시장 경쟁력을 잃었습니다.
미국이 자국 연안 운송에 자국 건조 선박만 허용하는 존스법(Jones Act)을 유지하고 있지만, 미국산 대형 상선은 세계 시장 가격의 네 배 안팎으로 비싸 수요가 제한적입니다.
MASGA의 핵심 전략: 한국의 기술을 끌어오다
MASGA는 두 가지 정치·전략적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첫째, 미국 산업과 일자리 부흥이라는 정치적 메시지입니다. 둘째, 대중(對中) 견제를 위한 해상 병참 및 상선 기반 강화라는 전략적 목표입니다.
미 해군장관은 한국 조선소의 디지털화와 생산성에 놀라움을 표한 바 있으며, 이는 미국이 동맹국인 한국의 선진 기술을 활용하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줍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한국의 기술, 인력, 공급망 운영 노하우를 미국 현지 조선소와 결합하는 공동 생산, 인력 재훈련, 설비 현대화가 MASGA의 핵심 요소로 제시되었습니다. 그러나 '어디까지 현지화할지'와 '어떤 선종부터 시작할지'는 아직 정책 설계 단계에 있습니다.
한국 조선업에 열리는 기회
고난도 선종에서의 선도 지위 강화: LNG 운반선, 대형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은 한국의 독보적인 영역입니다. 실제로 필라델피아 조선소에서 LNG 운반선 건조를 반세기 만에 재개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었습니다. 이는 한국의 기술력이 미국에 진출하는 상징적 교두보가 될 수 있습니다.
미국 정부 조달 시장 진입: 조선소 현대화와 병참선단 확충은 향후 미국 정부의 안정적인 선박 발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국 기업들은 이를 통해 미국 정부 조달 시장에서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생각해야 할 것
원가 덫: 미 의회조사국이 지적하듯, 미국 내에서 선박을 건조할 경우 생산 비용이 크게 높아져 채산성이 무너질 위험이 있습니다. 한국은 핵심 모듈을 국내에서 생산하고 미국에서 최종 조립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을 고려해 원가 경쟁력과 정치적 수용성을 동시에 만족시켜야 합니다.
기술 유출과 핵심 역량 분산: LNG 화물창, 대형 추진계 등은 한국 조선업의 핵심 경쟁력입니다. 기술 이전 및 공동 개발 시 라이선스, 지식재산권의 경계를 명확히 하고, 성과 공유와 재투자 원칙을 계약에 명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국내 산업 공동화 우려: 울산, 거제 등 국내 조선 클러스터의 숙련 기술과 설비가 과도하게 미국으로 이전될 경우 본국의 고용 및 투자 사이클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미-한 동시 증설'과 같은 협약을 통해 국내 투자를 병행하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체크포인트
미국 측 법제와 보조금 프레임: MASGA가 단순한 구호를 넘어 법과 예산으로 뒷받침될지가 성패를 좌우합니다. 미 해사청과 의회 보고서들이 지적하듯, 세계 조선업의 만성적 과잉공급과 낮은 수익성은 구조적 현실입니다. 정치적 드라이브만으로는 지속성이 약합니다.
선종의 순서: 기술 난도가 높은 LNG선부터 시작하기보다, 초기에는 중대형 탱커나 컨테이너선 등 상대적으로 난도가 낮은 상선부터 착수하고, 단계적으로 LNG선으로 확대하는 로드맵이 합리적입니다.
가격·일정 위험 배분: 미국 조선소는 대형 상선 건조 인프라가 제한적입니다. 공정 지연과 원가 상승 리스크를 어떻게 분담할지, 성과지표와 페널티·인센티브를 어디에 둘지가 관건입니다.
결론
MASGA는 한국 조선업에 '미국 시장 확대'라는 기회와 '원가·기술·정치적 리스크'라는 부담을 동시에 안겨주고 있습니다. 한국은 국내 투자와 기술 핵심을 단단히 지킨 채, 미국 현지에서의 공동 생산을 통해 원가 경쟁력과 정치적 수용성을 모두 만족시키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설계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투자 규모, 단계, 법제 보완 등을 계약 문구로 명확히 고정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입니다.
<존스법(Jones Act)의 정의와 영향>
존스법(Jones Act)은 1920년에 제정된 미국의 법률로, 자국 산업 보호와 안보 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합니다. 이 법은 미국 내 항구 간 해상 운송을 세 가지 핵심 요건을 충족하는 선박으로만 허용합니다.
- 건조 요건: 선박을 반드시 미국 내에서 건조해야 합니다.
- 소유 요건: 선박 소유주가 미국 시민이거나 미국 회사를 통해 소유되어야 합니다.
- 선원 요건: 선박에 탑승하는 선원이 모두 미국 시민이어야 합니다.
이러한 엄격한 규제로 인해 미국 내 해상 운송 비용은 국제선 운송에 비해 매우 높습니다. 미국 의회조사국(CRS)에 따르면, 존스법이 적용되는 선박은 국제선 운송 비용보다 4~5배가량 비싼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결과적으로, 존스법은 자국 산업을 보호하려는 원래 목적과 달리 높은 비용과 비효율성을 초래했습니다. 이는 미국 조선업의 경쟁력 약화와 현대적인 상선 건조 인프라 부족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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