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펠탑의 적자와 프랑스의 느린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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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펠탑은 왜 인력을 441명까지 늘렸고 적자를 보게 되었나. 팬데믹·안전규제·설비투자라는 현장의 숫자를 통해 프랑스 재정·정치 리스크라는 거대한 파동으로 이어지는 경로를 추적한다.

최종 업데이트: 2025-10-16 · 예상 읽기 9–12분

에펠탑의 역사―‘임시’에서 ‘표준’으로

1889년 파리 만국박람회를 위해 세워진 에펠탑은 원래 20년만 쓰고 철거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무선통신·방송 송출의 거점으로 쓰이면서 존치가 결정되었고, 현재 높이는 안테나 포함 330미터다. 1889년부터 1930년까지 세계 최고(최고층) 기록을 유지했고, 2024년 방문객은 630만 명으로 집계된다. 이 구조물은 ‘실험’으로 태어나 ‘표준’이 된 드문 사례다. (브리태니커, 2025; 위키백과, 2025; Île-de-France 회계법정, 2025) (britannica.com)


한 줄 요약 에펠탑은 임시 구조물이었지만 통신 인프라와 대중의 선택이 결합해 파리의 영구 표준이 되었다.

 

관리직원이 ‘441명’으로 불어난 구조

많이 회자되는 ‘직원 441명’은 2023년 상근환산 인력(ETP, FTE) 440.5명에서 유래한 수치다. 2024년에는 447.3명으로 더 늘었다. 팬데믹 후 수요가 빠르게 회복되는 와중에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특수 엘리베이터 시스템·긴 개장 시간·강풍·혹한 등 기상 변수에 대응하려면 현장 인력이 상시 배치돼야 한다. 2023년 인건비 총액은 5,000만 유로(약 ₩827억)로, 초기 모델(4,200만 유로) 대비 상향된 수준을 제도화했고 2024년에는 증가세를 다소 억제했다. 평균 연봉은 2024년에 72,317유로(약 ₩1억 1,965만)에 달한다. (Île-de-France 회계법정, 2025) (ccomptes.fr)


한 줄 요약 숫자 ‘441명’은 2023년 FTE를 반올림한 값이고, 2024년엔 447명 수준까지 올라간 필수 상시운영 인력이다.

 

적자의 해부―팬데믹·납(Lead) 규정·엘리베이터

핵심은 세 갈래다. 첫째, 팬데믹으로 2020~2022년 사이에 예상 대비 ‘입장수입’ 1억 4,908만 유로(약 ₩2,467억)가 증발했다. 둘째, 납(Lead) 노출 보호 규정 강화로 20차 도장 공사가 지연·증액되며 ‘도장’ 항목만 5,000만→1억 4,250만 유로(+9,250만, 약 ₩1,531억)로 불어났다. 셋째, 북측 엘리베이터 교체는 설계·시공 오류와 구식 데이터 의존으로 ‘예산’이 3,200만→5,830만 유로(+82%, 약 ₩529억→₩965억)로 뛴 대표적 사례다. 이 과정에서 누적 투자 초과는 1억 5,600만 유로(약 ₩2,581억)로 집계된다. (Île-de-France 회계법정, 2025) (ccomptes.fr)

손실과 초과투자를 메우기 위해 시는 7,500만 유로(약 ₩1,241억)를 재자본화했고, 2024년에는 요금체계를 20% 인상했다. 성인 정상층 엘리베이터 요금은 35.30유로(약 ₩58,404)로 올랐고, 일부 매체는 2025년 현재 최대 36.10유로(약 ₩59,727)까지 언급한다. 그럼에도 현 모델은 2031년(현 위탁 종료) 시점 누적 적자 3,100만 유로(약 ₩513억) 가능성을 내다본다. (르 몽드, 2024; 프랑스24, 2024; Île-de-France 회계법정, 2025) (Le Monde.fr)


한 줄 요약 팬데믹·규제·설비가 만든 ‘삼중 충격’에 요금 인상과 재자본화가 뒤쫓는 구도지만, 구조적 적자 위험은 남아 있다.

 

‘도시의 상징’이 ‘도시의 재정’과 만나는 지점

에펠탑 운영사는 파리에 ‘재정적 납부(위탁 수수료)’를 장기적으로 총 4억 3,535만 유로(약 ₩7,203억) 지급하도록 약정했고, 2024년 이후엔 연평균 5,250만 유로(약 ₩869억) 수준으로 뛴다. 에너지 비용 급등(2021–2022)도 운영비를 자극했다. 방문객은 2024년 630만 명으로 회복했지만, 대중관광(매스 투어리즘) 모델의 한계와 노후 인프라 투자라는 ‘두 바퀴’가 동시에 비용을 밀어 올린다. (Île-de-France 회계법정, 2025) (ccomptes.fr)


한 줄 요약 상징시설의 위상은 높아졌지만, 높은 고정비와 공공부문 납부금이 결합해 수익성은 더 민감해졌다.

 

프랑스로 확대되는 빌드업―왜 ‘국가’도 힘겨워졌나

에펠탑은 현장 단위의 이야기지만, 프랑스 경제의 단면을 비춘다. 2024년 프랑스 일반정부 재정적자는 GDP 대비 5.8%(1,696억 유로, 약 ₩280.6조)로 악화했고, 국가채무는 113.0%에 이르렀다. 2025년 성장률 전망은 0.7%에 머문다. 신용평가사들은 정치 불확실성과 느린 재정수지를 이유로 2025년 9월 프랑스의 신용등급을 ‘A+’로 낮췄다. (INSEE, 2025; IMF, 2025; Euronews, 2025) (Insee)

이 지표는 무엇을 말하나. 첫째, 고비용 구조(공공임금·사회지출·에너지)가 완화되지 않는 한, 국가는 단기 충격에 취약하다. 둘째, 정치적 교착은 세출개혁·규제개선 같은 ‘긴 호흡의 선택’을 뒤로 미루게 만든다. 셋째, 상징시설의 적자도 결국 ‘국가의 대차대조표’로 되돌아온다. 가격 인상만으로는 매스투어리즘의 비용을 상쇄하기 어렵고, 운영 효율(디지털 판매 전환·교대제 최적화·정비 캘린더 통합)과 투자관리(사전 설계 검증·데이터 현대화)가 병행돼야 한다. (Île-de-France 회계법정, 2025) (ccomptes.fr)


한 줄 요약 프랑스의 난점은 고비용·저성장·정치불확실성이 얽힌 ‘느린 조정’이며, 에펠탑은 그 축소판이다.


 

환율·단위 표기 기준

본문의 원화 표기는 유럽중앙은행이 공시한 2025-10-15 기준 환율 1유로=₩1,654.5를 적용해 반올림(억·조)했습니다. (ECB, 2025) (European Central Bank)
핵심 요약 환율은 공신력 있는 ‘전일 ECB 기준’을 적용해, 해석의 일관성을 확보했다.

 

마무리—숫자가 가리키는 길

에펠탑의 숫자는 매력적이고, 동시에 냉정하다. 상징은 수익을 부를 수 있지만, 상징을 유지하는 비용은 경기·정치·규제의 풍향을 그대로 맞는다. 프랑스가 위기를 넘으려면 ‘가격’보다 ‘생산성’을, ‘임기응변’보다 ‘제도’를, ‘상징의 빛’보다 ‘운영의 그림자’를 더 정교하게 다뤄야 한다. 그게 도시도, 국가도 버티는 방법이다.

 


참고·출처

  • Île-de-France 회계법정(Chambre régionale des comptes), 「SETE(에펠탑 운영사) 최종관찰보고서」(2025). 팬데믹 손실(1억 4,908만 유로), 도장·엘리베이터 초과비용, 2023~2024 인력·임금, 2024년 이후 위탁료 구조 등 핵심 수치의 1차 출처. (Cour des comptes, 2025) (ccomptes.fr)
  • 르 몽드, “에펠탑 요금 20% 인상”(2024-05-24). (Le Monde, 2024) (Le Monde.fr)
  • 프랑스24, “요금 인상과 재자본화 승인”(2024-06-22). (France 24, 2024) (프랑스24)
  • INSEE, “2024년 공공재정 적자 5.8%, 부채 113.0%”(2025-03-27). (INSEE, 2025) (Insee)
  • IMF, Country page “France at a glance”(2025). 2025년 성장률 0.7% 전망. (IMF, 2025) (IMF)
  • Euronews, “피치, 프랑스 신용등급 A+로 하향”(2025-09-13). (Euronews, 2025) (euronews)
  • 브리태니커, “Eiffel Tower”(최근 갱신). (Britannica, 2025) (britannica.com)
  • 위키백과, “Eiffel Tower”(최근 갱신). 역사·치수 상식 확인용. (Wikipedia, 2025) (en.wikipedia.org)
  • 유럽중앙은행(ECB), 유로 기준환율: KRW(2025-10-15). (ECB, 2025) (European Central Ba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