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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이맥스 프리뷰, 권력 카르텔의 욕망은 익숙하지만 주지훈과 하지원이 끌어올릴 긴장은 기대된다

형성하다2026. 3. 15.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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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이맥스〉는 검사, 여배우, 재벌, 권력 카르텔이라는 너무 익숙해서 오히려 위험한 재료를 한꺼번에 끌어안은 드라마다. 뻔한 욕망극으로 흐를 가능성도 있지만, 주지훈과 하지원이라는 조합이 주는 긴장감과 이지원 감독 특유의 서늘한 시선이 제대로 맞물린다면 꽤 밀도 높은 권력 스릴러가 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최종 업데이트 2026-03-15

클라이맥스는 제목부터 아주 노골적이다

〈클라이맥스〉는 시작부터 숨기지 않는다. 이 드라마가 다루려는 것은 욕망이고, 그 욕망이 가장 높이 치솟는 순간이며, 결국 서로를 잡아먹는 권력의 정점이라는 사실을 제목부터 대놓고 드러낸다. ENA와 제작발표회 보도에서 공개된 설명을 보면, 이 작품은 대한민국 최고의 자리에 서기 위해 정·재계와 연예계가 교차하는 권력 카르텔에 뛰어든 검사 방태섭과 그를 둘러싼 인물들의 치열한 생존극이다. 이 정도면 우회가 없다. 뭘 보여줄지 너무 선명하게 말하는 작품이다.

그래서 장점과 위험이 동시에 보인다. 선명한 만큼 대중은 쉽게 들어갈 수 있다. 검사, 권력, 스타, 재벌, 스캔들, 욕망 같은 키워드는 이미 한국 드라마 시장에서 충분히 익숙하고 또 잘 먹히는 재료다. 반대로 말하면 조금만 삐끗해도 새롭지 않은 카르텔 드라마, 익숙한 권력물의 재탕처럼 보일 수 있다. 결국 이 작품의 승부처는 소재 자체가 아니라, 그 익숙한 재료를 얼마나 더 날카롭고 더 인간적으로 조여내느냐다.

소재는 익숙하다. 그래서 연출과 배우의 밀도가 더 중요해졌다.

방태섭이라는 인물이 얼마나 설득되느냐가 핵심이다

주지훈이 맡은 방태섭은 끈도, 줄도, 인맥도, 집안도 없어서 시달리다가 더 큰 열망을 품고 최고 권력을 향해 올라가려는 검사로 소개됐다. 이런 캐릭터는 잘 쓰면 아주 강하다. 권력 중심부에 속하지 못한 사람이 오히려 더 크게 권력을 욕망하게 되는 구조는 한국 사회의 위계 감각과도 잘 맞고, 검사라는 직업이 가진 제도적 권위와 개인적 결핍이 충돌할 때 생기는 에너지도 분명하기 때문이다. 주지훈 역시 제작발표회에서 정치에 밝지 않은 시청자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욕망이 선명한 대본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 인물이 단순한 야망형 검사로 납작해지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권력을 욕망하는 검사 캐릭터는 이미 한국 드라마에 많았다. 그래서 이제는 무조건 세고, 무조건 차갑고, 무조건 올라가려는 얼굴만으로는 부족하다. 방태섭이 진짜 흥미로우려면, 왜 이 사람이 그렇게까지 최고를 원하게 되었는지, 그 욕망이 단순한 출세욕인지 아니면 모멸감과 결핍의 뒤틀린 반작용인지가 드라마 안에서 살아야 한다. 주지훈은 이런 류의 압박감과 불안정한 카리스마를 살리는 데 강점이 있는 배우라 기대는 되지만, 대본이 그만큼 인물의 내면을 세워주느냐가 더 중요하다.

방태섭이 살아야 클라이맥스도 산다.

하지원의 추상아가 단순한 장식이면 이 드라마는 급격히 얕아질 수 있다

하지원이 맡은 추상아는 한때 최고의 여배우였지만 결혼 후 한물간 취급을 받는 인물로 소개된다. 동시에 방태섭의 아내이자 권력과 유명세의 경계에서 살아가는 존재다. 이 캐릭터가 중요한 이유는 너무 분명하다. 추상아가 단지 검사의 아내, 몰락한 스타, 혹은 권력욕을 자극하는 장치로만 쓰이면 이 드라마는 금세 낡아진다. 반대로 추상아가 자기 욕망과 자기 계산, 자기 상처를 가진 독립적인 인물로 서면, 클라이맥스는 단순한 남성 권력극이 아니라 더 복합적인 야망 드라마가 된다.

하지원은 이런 배역에서 늘 강점이 분명한 배우다. 멜로로만 소비되기엔 너무 단단하고, 권력형 캐릭터로만 가두기엔 너무 감정의 층이 깊다. 그래서 추상아가 살아나면 이 드라마는 훨씬 흥미로워질 가능성이 높다. 제작발표회 보도에서도 두 사람의 관계는 단순한 부부라기보다 야망과 유명세가 교차하는 긴장감 있는 관계로 설명됐다. 이 관계가 제대로 작동하면, 〈클라이맥스〉는 검사 드라마가 아니라 부부 권력극으로도 훨씬 재미있어질 수 있다.

추상아가 살아야 이 드라마는 권력극 이상의 얼굴을 갖게 된다.

나나와 오정세가 들어오면서 카르텔 드라마의 판이 커진다

나나는 방태섭 곁에서 은밀하게 정보원 역할을 하는 황정원을 맡았고, 오정세는 WR그룹 후계 구도와 얽힌 권종욱을 연기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여기에 차주영, 서현우까지 합류하면서 이 작품은 단순히 검사 개인의 상승 욕망이 아니라, 재계와 연예계, 정치적 권력이 맞물리는 구조를 더 크게 그리려는 의도가 선명해진다. 특히 황정원은 카르텔의 판도라 상자 열쇠를 쥔 인물로 설명되고 있어, 단순 조력자보다 훨씬 더 위험한 변수로 기능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 지점은 기대 포인트이면서 동시에 불안 요소이기도 하다. 이런 작품은 인물이 많아질수록 세계는 커지지만, 동시에 설명이 늘고 인물 하나하나가 도구화되기 쉽다. 지금 공개된 정보만 보면 캐릭터 배치 자체는 꽤 흥미롭다. 다만 권력 카르텔을 다룬다는 명분 아래 인물들이 모두 기능적 장치로만 움직이면, 드라마는 화려한데 얕은 상태로 끝날 수 있다. 결국 조연 라인업의 성패는 얼마나 입체적인 욕망을 부여받느냐에 달려 있다.

판은 커 보인다. 이제 문제는 그 판 안 인물들이 살아 있느냐다.

이지원 감독의 첫 드라마라는 점이 가장 흥미롭고 가장 불안하다

〈클라이맥스〉는 영화 〈미쓰백〉을 만든 이지원 감독의 첫 드라마 시리즈이기도 하다. 감독 본인도 제작발표회에서 드라마는 영화보다 훨씬 많은 분량의 각본을 짧은 시간 안에 소화해야 해서 어려움이 컸다고 말했다. 이 말은 솔직해서 좋다. 동시에 중요한 신호이기도 하다. 영화적 밀도와 드라마적 호흡은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지원 감독의 강점은 감정의 상처와 사회 구조의 폭력을 서늘하게 바라보는 시선에 있다. 만약 그 시선이 〈클라이맥스〉에서도 유지된다면, 이 작품은 뻔한 권력물보다 훨씬 더 차갑고 사람 냄새 나는 드라마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영화적 감각이 장면의 세련미에만 남고, 드라마의 장기 호흡과 인물 설계가 따라주지 못하면 중반 이후 쉽게 늘어질 수도 있다. 그래서 이 드라마는 감독의 장점이 가장 잘 보일 가능성도, 가장 크게 시험받을 가능성도 동시에 안고 있다.

감독의 첫 드라마라는 사실은 기대와 불안을 동시에 키운다.

결국 클라이맥스의 성패는 익숙한 권력물을 얼마나 덜 뻔하게 만드느냐에 달려 있다

〈클라이맥스〉는 한마디로 설명하면 아주 한국적인 드라마다. 검사, 최고 권력, 재벌, 스타, 카르텔, 생존, 욕망. 한국 시청자가 익숙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재료를 한가득 끌어모았다. 그래서 성공 가능성도 크다. 동시에 실패 방식도 너무 잘 보인다. 새롭지 않은 권력욕 드라마, 캐릭터보다 설정이 앞서는 작품, 화려한데 공허한 야망극으로 흐를 위험도 아주 선명하다.

그래도 기대할 이유는 분명히 있다. 주지훈과 하지원이라는 조합이 쉽게 안 나오는 긴장감을 만들 수 있고, 나나와 오정세까지 더해진 라인업은 판을 키울 힘이 있다. 무엇보다 이지원 감독이 이 익숙한 재료에서 얼마나 더 차갑고 더 인간적인 얼굴을 끄집어낼지가 궁금하다. 그래서 지금 단계의 〈클라이맥스〉는 잘될 수도 있고, 아주 뻔해질 수도 있는 위험한 기대작이다. 방송 전 시점에서 가장 정확한 평은 이 정도다.

기대작은 맞다. 다만 이 익숙한 재료를 얼마나 덜 뻔하게 요리하느냐가 전부다.

참고·출처

작품의 편성 정보와 첫 방송일, 기본 줄거리, 주요 출연진과 캐릭터 설정은 ENA 드라마 제작발표회 보도와 최근 캐스팅 기사들을 기준으로 정리했다. 이지원 감독의 첫 드라마 연출, 방태섭과 추상아, 황정원, 권종욱의 인물 설명 역시 같은 공개 기사 범위 안에서 확인했다. 본문 평가는 현재 공개된 정보만 바탕으로 정리한 방송 전 프리뷰형 비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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