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세제개편안, 왜 자본시장과 배당 확대를 오히려 막고 있는가?
정부는 2025년 세제개편안을 발표하며 ‘자본시장 활성화’와 ‘배당 확대’를 주요 목표로 내세웠습니다.
그러나 실제 내용을 들여다보면, 그 목표와 정반대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구조적 모순들이 곳곳에 존재합니다.
이 글에서는 그 핵심 문제를 네 가지 축으로 정리하고, 그 배경과 정책의 의도를 함께 살펴보고자 합니다.
1. 정책 일관성 부재: 예측 불가능한 세제가 투자자 신뢰를 무너뜨린다
투자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세제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입니다. 그러나 대주주 양도세 과세 기준은 10억 원에서 50억 원으로 상향되었다가 다시 10억 원으로 회귀하는 등 불과 몇 년 사이에 반복적으로 변경되었습니다.
이러한 정책 혼선은 다음과 같은 부작용을 낳고 있습니다.
연말 세금 회피 매물 증가: 과세 기준을 피하기 위한 주식 매도가 집중되어, 시장이 왜곡됩니다.
배당정책과의 충돌: 주가 상승이 곧 대주주 지정으로 이어져 세금 부담이 커지므로, 장기 보유 유인이 사라지고 배당 자체를 기피하는 기업이 늘어납니다. 이는 정부가 강조한 ‘배당 확대’ 기조와도 정면 충돌합니다.
2. 증권거래세 인상: 거래 위축을 불러오는 구조적 모순
정부는 코스피 증권거래세율을 0.15%에서 0.20%로 인상했습니다. 이는 다음과 같은 문제를 야기합니다.
거래 비용 증가: 이익 여부와 무관하게 거래에 부과되는 세금이기 때문에, 투자자는 손실을 보더라도 세금을 내야 합니다.
시장 유동성 저하: 특히 단기 매매나 자산 재조정이 빈번한 투자자들에게는 부담이 커져, 결과적으로 거래량 감소로 이어집니다.
정책 목표와의 모순: 거래를 활성화하겠다는 기조와 상반된 조치로, 정부의 전략 방향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립니다.
3. 고배당주 분리과세: 실효성 없는 ‘보여주기식’ 제도
이번 개편안은 고배당 기업에 대해 14~35%의 분리과세를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조건이 지나치게 엄격하고 범위가 협소합니다.
적용 대상 축소: 배당성향 40% 이상 또는 전년 대비 배당 증가라는 조건을 충족하는 기업은 전체 상장사의 약 13%에 불과합니다.
중소기업엔 무의미: 실질적으로 혜택을 받는 기업은 대부분 대기업이며, 배당 여력이 없는 중소기업은 제도와 무관합니다.
상징성에 머무는 정책: 실질적인 배당 문화 확산보다는, 보여주기 위한 제도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4. 자금 이탈과 코리아 디스카운트 심화 우려
이번 세제개편안은 주식시장에 여러모로 불리한 요소를 담고 있어, 자금이 타 자산군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예측불가 과세 + 낮은 배당 + 거래세 인상이라는 삼중고 속에서 주식시장은 매력을 잃고 있습니다.
반면 부동산은 상대적으로 세제 안정성과 수익성 측면에서 유리한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들에게도 한국 시장을 기피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습니다.
이처럼 제도는 ‘활성화’보다는 ‘회피’와 ‘이탈’을 부추기고 있으며, 건전한 자본시장 생태계보다는 투기 중심의 시장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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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의 장점은 없을까?] 배경과 일부 긍정적 측면도 함께 보자
정부가 제도 전환을 추진한 배경에는 세수 확보와 형평성 논란 해소 등도 존재합니다. 그러나 그 장점들조차도 구조적으로는 한계를 안고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1.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긍정적: 양도차익에 과세하는 금투세는 손실 여부를 무시하지 않으므로, 투자자 입장에서 예측 가능한 환경 조성에 긍정적입니다.
비판적 시각: 그러나 이 폐지가 증권거래세 인상의 명분이 되었다는 비판도 존재합니다. 손실과 상관없이 세금이 부과되는 구조는 더 불합리하다는 지적입니다.
2. 세수 확보 및 재정 안정
긍정적: 양도세 강화와 거래세 인상으로 세수는 증가하고, 이는 재정 건전성 확보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비판적 시각: 그러나 세수를 위해 시장 활력을 희생하는 방식이 장기적 경제에 도움이 되는지는 여전히 의문입니다.
3. 고배당주 분리과세
긍정적: 분리과세 제도는 명시적으로 배당 확대를 유도한다는 점에서 상징적 효과가 있습니다.
비판적 시각: 하지만 실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제한적이며, 결과적으로 기대에 못 미칠 가능성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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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자본시장 정책, 방향성과 실행 모두 재정비가 필요하다
2025년 세제개편안은 겉으로는 자본시장에 우호적인 메시지를 던지지만, 실제로는 거래를 위축시키고, 배당을 억제하며, 투자자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요소로 가득 차 있습니다.
결국 시장은 정책 일관성, 과세의 합리성, 배당 유인 확대라는 세 가지 축을 통해 신뢰를 회복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자본시장은 투기성 매매에 의존하게 되고, 이는 장기적으로 한국 경제의 기반 자체를 뒤흔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