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퍼레이드: 정의를 향한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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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를 향한 침묵의 합창: 히가시노 게이고 『침묵의 퍼레이드』 리뷰

히가시노 게이고의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아홉 번째 작품인 **『침묵의 퍼레이드』**는 작가 특유의 치밀한 미스터리와 깊이 있는 인간 드라마가 완벽하게 결합된 수작입니다. 법이 미처 지키지 못하는 정의를 향해 침묵을 택한 사람들의 거대한 속임수, 그리고 그 속에서 뜻밖에 드러나는 진실은 독자에게 전율과 함께 묵직한 질문을 던집니다.

 

◎ 숨 막히는 미스터리의 밀푀유: 복선과 반전의 향연

방의 한 마을에서 모두의 사랑을 받던 소녀 사오리가 실종된 지 3년 후, 그녀는 불에 탄 시신으로 발견됩니다. 조용했던 마을은 증오와 울분으로 뒤덮이고, 경찰은 하스누마라는 이름의 용의자를 지목합니다. 그러나 가을 축제의 일환으로 가장행렬이 열리던 날, 뜻밖에도 하스누마가 살해된 채 발견됩니다. 경찰은 하스누마를 살해할 만한 동기를 가진 마을 사람들을 대상으로 수사를 펼치지만, 놀랍게도 모두가 완벽한 알리바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과연 누가, 어떻게 이 모든 것을 계획한 것일까요?

이 작품을 두고 "잘 만들어진 드라마 한 편"이라거나 "마지막 순간까지 초긴장 상태로 읽게 되는 갓띵작"이라는 평가가 있습니다. 특히, 사건의 용의자가 이야기 절반 전에 사망한다는  전개는 어디서 본 듯 하면서도 작가 특유의 몰입적인 필력으로 긴장감을 선사합니다. 『용의자 X의 헌신』를 보신다면 연상되는  치밀한 트릭과  특유의 범행 도구 설계는 여전히 빛을 발합니다. "단 한 줄의 낭비도 없는 작품"이라는 평가처럼, 모든 정보가 허투루 쓰이지 않고 진실을 향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작가의 필력은 여전히 살아있습니다.

 

◎ 사법 정의 너머의 인간 드라마: 침묵이 낳은 휴머니즘

이 소설이 단순한 추리극을 넘어 위대한 평가를 받는 이유는 바로 그 안에 담긴 깊이 있는 인간 드라마 때문입니다. 『침묵의 퍼레이드』는 보통 사람들이 사법권이 실현하지 못하는 정의를 지키기 위해 온 힘을 다해 침묵하는 모습을 그립니다. "법이 지키지 못하는 정의를 지키기 위해 침묵하는 사람들"이라는 카피처럼, 마을 사람들이 침묵을 통해 쌓아 올린 '정의'의 의미는 많은 생각할 거리를 줍니다. 『용의자 X의 헌신』에서 보여줬던 작가의 인간에 대한 신뢰는 여전합니다.

진실과 거짓이 뒤섞인 정보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심리와 서로를 지키려는 행동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많은 감동을 선사합니다. 밝혀진 진실이 쓸쓸하지만, 그 속에서 피어나는 인간에 대한 따뜻함은 독자에게 잊지 못할 여운을 남깁니다.

 

◎ 믿고 보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역작

읽으면서도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가적 역량이 여전함을 느낍니다. 읽는 독자들은 마지막 페이지까지 한시도 긴장을 놓을 수 없을 것 입니다. 전작 팬들에게는 향수를, 그리고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처음 접하는 독자에게는 좋은 읽을거리가 될 것입니다.

히가시노 게이고 팬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이며, 추리소설을 사랑하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 1958년 오사카에서 태어난 히가시노 게이고는 일본 추리소설의 거장입니다.  『비밀』, 『용의자 X의 헌신』,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백조와 박쥐』, 『블랙 쇼맨과 이름 없는 마을의 살인』, 『백야행』, 『가면 산장 살인 사건』 

역자 김난주:  옮긴 책으로는 『냉정과 열정 사이 Rosso』, 『반짝반짝 빛나는』, 『낙하하는 저녁』, 『홀리 가든』, 『제비꽃 설탕 절임』, 『소란한 보통날』, 『부드러운 양상추』 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