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JAE·오드리 누나·레이 아미, KPop Demon Hunters 헌트릭스 뒤에 숨은 세 사람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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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애니메이션 〈KPop Demon Hunters〉 속 루미·미라·조이의 노래는, 가상 걸그룹 헌트릭스(HUNTR/X)를 넘어 세 한국계 아티스트 EJAE·오드리 누나·레이 아미의 삶과 이민의 역사가 겹쳐진 결과물로 들립니다.

최종 업데이트 2025-11-11

읽기 경로·예상 소요 서론 → 영화와 헌트릭스, 노래 〈Golden〉의 자리 → 루미의 노래를 부른 EJAE의 역사 → 미라의 목소리 오드리 누나의 성장 과정 → 조이의 노래 레이 아미와 얼터너티브 팝 → 세 사람이 함께 만든 새로운 한류의 단면 정리 | 약 18분

헌트릭스와 노래 〈Golden〉, 가상 걸그룹이 된 세계적 히트곡

〈KPop Demon Hunters〉는 K팝 걸그룹을 전면에 내세운 넷플릭스 애니메이션입니다. 낮에는 아이돌, 밤에는 악마 사냥꾼이라는 이중 생활을 하는 루미·미라·조이의 이야기는 판타지지만, 무대와 팬 문화,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구조는 실제 K팝 장면을 세밀하게 반영했습니다. 세 사람이 속한 팀이 바로 가상 걸그룹 헌트릭스(HUNTR/X)이고, 이 팀의 대표곡이 영화 속에서 반복되는 〈Golden〉입니다.

흥미로운 지점은 〈Golden〉이 영화 안에서만 소비되는 삽입곡이 아니라, 현실에서 정식 싱글로 발매되어 세계 차트를 휩쓸었다는 사실입니다. 곡의 크레딧에는 헌트릭스라는 가상 팀 이름이 올라가지만, 실제 녹음은 EJAE·Audrey Nuna·Rei Ami 세 사람이 나누어 맡았습니다.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와 현실 세계의 보컬이 겹치면서, 이 곡은 ‘버추얼 아이돌’과 ‘실제 아티스트’의 경계를 흐리는 사례가 되었습니다.

또 하나의 층은 국적과 정체성입니다. 루미·미라·조이는 한국 아이돌 시스템 안에서 성장한 걸그룹으로 그려지지만, 그 노래를 부른 세 사람은 모두 한국계 디아스포라입니다.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건너간 사람,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 문화와 음악을 통해 뿌리를 확인한 사람, 종교적·문화적 제약을 넘어 음악을 선택한 사람까지, 서로 다른 이민의 이야기가 하나의 프로젝트 안에서 만났습니다. 헌트릭스와 〈Golden〉은 이 교차점 위에 세워진 결과물입니다.

이 글에서는 루미·미라·조이라는 캐릭터를 따라가면서, 그 뒤에서 노래를 부른 세 사람의 역사를 나란히 살펴보려 합니다. 연습생과 작곡가, 인디 힙합과 R&B, 얼터너티브 팝과 애니메이션 문화까지, 서로 다른 경로가 어떻게 한 곡과 한 팀을 통해 연결되었는지 차근차근 짚어 봅니다.

{ 한 줄 정리 } 헌트릭스와 〈Golden〉은 가상 걸그룹 설정 위에 세 한국계 아티스트의 서로 다른 이민사와 음악 경력이 겹쳐진 프로젝트입니다.

루미의 노래를 부른 EJAE, 연습생에서 작곡가를 거쳐 다시 무대로

루미는 헌트릭스의 리더이자 메인 보컬로, 팀의 중심을 잡는 인물입니다. 이 캐릭터의 노래를 부른 사람은 서울에서 태어난 김은재, 활동명 EJAE입니다. 그는 어린 나이에 대형 기획사 연습생으로 들어가 10년 가까이 아이돌 데뷔를 준비했습니다. 기획 단계의 그룹 콘셉트가 여러 번 바뀌고, 동기와 동료들이 차례차례 데뷔와 포기를 반복하는 동안, EJAE 역시 데뷔 가능성을 저울질해야 했습니다. 결국 그는 연습생 시스템에서 벗어나기로 결정합니다.

연습생을 그만둔 뒤 그는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에서 음악과 심리학을 공부했습니다. 아이돌이 되기 위해 쌓았던 보컬과 안무, 곡 분석의 습관은 작곡과 프로듀싱으로 방향을 바꾸었습니다. 그는 여러 송캠프에 참여하며 K팝 아이돌의 수록곡과 타이틀곡을 함께 만들었고, 복잡한 구조와 다국어 가사를 요구하는 K팝 특유의 제작 방식에 익숙해졌습니다. 이 시기의 경험은 훗날 애니메이션 속 걸그룹의 음악을 만드는 데 중요한 밑바탕이 되었습니다.

〈KPop Demon Hunters〉 제작진이 찾던 사람도 바로 그런 유형의 아티스트였습니다. K팝의 문법을 잘 이해하면서 글로벌 스트리밍 시장에서 통할 팝 곡을 만들 수 있는 작곡가, 그리고 보컬까지 가능한 사람이라는 조건에 EJAE가 들어맞았습니다. 그는 〈Golden〉의 작곡·작사에 참여했고, 루미의 노래를 직접 부르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오랫동안 “비하인드에서 곡을 만드는 사람”으로 자리 잡았던 그의 경력은, 이 지점에서 다시 무대의 전면으로 움직였습니다.

곡 안에서 루미의 파트는 높은 고음과 긴 호흡, 감정선의 변화가 두드러지는 구간을 차지합니다. EJAE는 연습생 시절 훈련을 통해 몸에 익힌 보컬 기술과, 작곡가로서 설계한 멜로디를 지닌 채 이 파트를 소화합니다. 영화 공개 후 각종 라이브 무대와 시상식에서 세 보컬이 함께 선 장면을 보면, 가장 중앙에서 노래의 시작과 끝을 책임지는 사람이 바로 EJAE입니다. 루미가 팀의 중심이자 부담을 가장 많이 짊어지는 캐릭터라면, 그 목소리를 담당한 EJAE의 삶 역시 비슷한 무게를 견뎌 온 셈입니다.

연습생으로 시작해 작곡가가 되었고, 다시 보컬리스트로 돌아온 그의 경력은 K팝 산업이 만들어 낸 인력 구조의 단면이기도 합니다. 데뷔에 이르지 못한 연습생들이 업계를 떠나는 대신, 작곡·편곡·트레이닝·기획 영역으로 흩어져 새로운 역할을 맡는 흐름이 점점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EJAE는 그중에서도 “음악의 뒤편”에서 “목소리의 앞쪽”으로 두 번 이동한 사례로 남게 되었습니다.

{ 한 줄 정리 } EJAE는 연습생과 작곡가를 모두 거쳐 루미의 노래와 〈Golden〉을 부르는 보컬리스트로 돌아온, K팝 시스템이 낳은 입체적인 음악인입니다.

미라의 목소리, 뉴저지에서 자란 오드리 누나의 힙합·R&B 성장기

헌트릭스의 멤버 미라는 팀의 메인 댄서이자 비주얼, 그리고 퍼포먼스의 방향을 이끄는 인물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장난스럽고 쿨한 캐릭터지만, 성장 과정에서 “문제아”로 취급받고 상처를 안고 살아온 이력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양면성을 노래와 랩으로 표현하는 목소리가 바로 오드리 누나, 영어 이름으로 Audrey Nuna입니다.

오드리 누나는 1999년 미국 뉴저지 매널라팬에서 태어난 한국계 아티스트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노래를 좋아해 각종 학교 공연과 지역 대회 무대에 섰고, 10대에는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에 커버 영상을 올리며 스스로 청중을 모았습니다. 뉴욕대학교의 음악 프로그램에서 짧게 공부했지만, 곧 학업을 중단하고 정식 아티스트의 길을 택했습니다. 그의 영상을 본 프로듀서와 레이블이 협업을 제안했고, 2018년부터 독립 싱글을 발표하다가 2019년 메이저 레이블과 계약을 맺었습니다.

그의 음악은 힙합과 R&B, 팝과 트랩이 섞인 형태입니다. 랩처럼 내지르는 구간과 부드러운 멜로디 라인이 자유롭게 오가고, 드럼과 베이스 위에 얹힌 보컬은 장난스럽다가도 순식간에 차가워집니다. 이런 스타일은 미라라는 캐릭터의 운동감과 잘 맞습니다. 미라는 무대 위에서 몸으로 곡을 이끌어 가는 사람이고, 오드리 누나의 보컬은 리듬을 타고 곡을 움직이는 데 특화되어 있습니다. 〈Golden〉에서 그는 중저음을 중심으로 랩과 보컬을 오가며, 곡 전체의 그루브를 책임지는 역할을 맡습니다.

가사와 멜로디 안에서 그는 미라의 겉과 속을 동시에 표현합니다. 표면적으로는 “우리는 황금처럼 빛난다”는 선언을 던지지만, 랩과 애드리브 사이에는 두려움과 자기 의심이 스며 있습니다. 뉴저지 교외에서 자라며 흑인 음악과 K팝, 미국 팝을 함께 들었던 그의 성장 배경은, K팝을 다룬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에 자연스럽게 흘러들어 갑니다. 한국에서 만들어진 음악·영상 문화를 멀리서 보며 자란 디아스포라가, 그 세계를 소재로 한 글로벌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하는 구조가 여기에서 구현됩니다.

이 흐름은 필자가 따로 정리해 둔 한류와 K팝 확산에 대한 글들과도 이어집니다. 한국에서 만들어진 콘텐츠가 단순히 “해외로 수출되는 상품”을 넘어, 해외에서 자란 한국계 창작자들의 삶과 작업 안으로 들어가 다시 변형되는 과정이 점점 더 자주 포착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rensestory44.tistory.com에 정리해 둔 관련 글들을 함께 읽으면, 오드리 누나의 경로나 헌트릭스 프로젝트가 한류의 어떤 지점에 놓여 있는지 더 선명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 한 줄 정리 } 오드리 누나는 뉴저지에서 자란 한국계 아티스트로, 힙합·R&B 기반의 보컬과 랩으로 미라의 쿨함과 내면의 흔들림을 동시에 들리게 만드는 목소리를 완성했습니다.

조이의 노래, 레이 아미가 들려주는 얼터너티브 팝의 감정 층

조이(Zoey)는 헌트릭스 안에서 분위기를 띄우는 막내 같은 인물입니다. 무대 위에서는 장난과 에너지를 담당하지만, 이야기 속에서는 누구보다 깊게 흔들리고 상처받는 캐릭터이기도 합니다. 이 복잡한 감정을 노래와 랩으로 구현한 사람이 레이 아미(Rei Ami), 본명 Sarah Yeeun Lee입니다.

레이 아미는 서울에서 태어나 미국 메릴랜드 거먼타운에서 자랐습니다. 집안은 종교적으로 매우 엄격했고, 한동안 세속 음악을 거의 접할 수 없었다고 회상합니다. 그러나 그는 몰래 라디오와 인터넷을 통해 음악을 듣고, 혼자 곡을 쓰면서 음악에 대한 욕구를 키워 갔습니다. 메릴랜드대학교에서 공부를 마친 뒤, 그는 본격적으로 음악 활동을 선택합니다. 예명 ‘레이 아미’는 애니메이션 〈세일러문〉의 레이와 아미에서 따온 것으로, 자신이 사랑해 온 서브문화와 정체성을 함께 담은 이름입니다.

2019년 첫 싱글을 발표한 뒤, 그는 얼터너티브 팝과 랩, 인디 R&B를 섞은 곡들로 인지도를 쌓았습니다. 프로듀서 Sub Urban과 함께한 〈Freak〉가 틱톡을 중심으로 크게 유행하면서, 그의 음악은 넓은 청중에게 닿기 시작했습니다. 곡들 속에는 우울과 분노, 자조적인 유머와 장난스러운 표현이 동시에 존재합니다. 그는 자신의 정신 건강 문제와 감정 기복을 숨기지 않고 음악으로 옮기는 아티스트이기도 합니다.

조이의 노래를 맡은 레이 아미는, 이런 자기 색깔을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에 얹습니다. 〈Golden〉에서 그는 후렴부의 고음 애드리브와 클라이맥스의 절규에 가까운 보컬을 맡으며, 곡의 감정을 정점까지 끌어올립니다. 동시에 중간중간 나오는 말하듯 흘리는 보컬과 짧은 랩에서는, 기존 작업에서 보여 준 얼터너티브 팝의 톤이 그대로 살아 있습니다. 조이는 밝고 장난스러워 보이지만, 팀이 흔들릴 때 누구보다 먼저 무너지는 인물입니다. 레이 아미의 목소리는 이 “밝음과 붕괴”를 함께 들리게 하면서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만듭니다.

그의 경력을 따라가 보면, 애니메이션과 음악이 겹치는 장면이 반복해서 등장합니다. 세일러문에서 가져온 예명, 애니메이션풍 뮤직비디오, 틱톡 같은 짧은 영상 플랫폼에서의 반응, 그리고 애니메이션 기반 넷플릭스 영화 OST 참여까지, 레이 아미는 늘 영상 문화와 함께 움직여 왔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조이의 노래는 단순한 OST 작업이 아니라, 그가 오랫동안 바깥에서 바라보던 애니메이션 세계 안으로 스스로 들어가 남긴 목소리라고 볼 수 있습니다.

{ 한 줄 정리 } 레이 아미는 얼터너티브 팝과 랩, 개인적인 상처를 재료로 조이의 ‘밝지만 쉽게 흔들리는’ 목소리를 만들어 낸 아티스트입니다.

세 사람이 함께 만든 새로운 한류의 단면

EJAE·오드리 누나·레이 아미의 경로를 나란히 놓고 보면, 몇 가지 공통점이 자연스럽게 드러납니다. 세 사람 모두 한국에서 태어났거나 한국계 가정에서 자랐고, 성장 과정의 상당 부분을 미국에서 보냈습니다. 한 사람은 한국 연습생 시스템을 경험한 뒤 미국에서 작곡가로 자리 잡았고, 또 한 사람은 미국 교외에서 힙합과 K팝, 인터넷 문화를 함께 흡수하며 성장했습니다. 다른 한 사람은 종교적 제약과 서브컬처의 세계를 동시에 경험하며 얼터너티브 팝을 만들어 왔습니다. 서로 다른 삶이지만, 세 사람 모두 한국과 미국, 주류와 서브컬처의 경계를 오간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KPop Demon Hunters〉와 헌트릭스, 그리고 노래 〈Golden〉은 이 경험들이 한 지점에서 교차한 순간입니다. 한국에서 만들어진 K팝 산업의 문법, 미국 스트리밍 시장의 경쟁 구조, 애니메이션과 서브컬처의 세계, 디아스포라의 정체성이 한 프로젝트 안에서 동시에 작동했습니다. 그 결과 가상의 걸그룹 이름으로 발표된 노래가 세계 차트 상위권에 오르고, 그래미상 후보에까지 오르는 장면이 만들어졌습니다. 이는 “한국에서 만들어진 그룹이 해외로 수출되는” 기존 한류 서사와는 다른 방향을 보여 줍니다.

헌트릭스의 사례는 앞으로의 K팝과 한류가 어떤 방식으로 확장될 수 있는지에 대한 힌트이기도 합니다. 한국에서 양성한 아이돌을 중심에 두고 세계 투어를 돌리는 모델뿐 아니라, 해외에서 활동하던 한국계 아티스트들이 한국 문화를 소재로 한 글로벌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애니메이션과 가상 캐릭터를 통해 새로운 그룹을 만들어 내는 형태가 가능한 시대입니다. 이 과정에서 디아스포라의 삶과 감정, 언어와 음악이 자연스럽게 섞이고, 한류는 점점 더 다층적인 모습으로 확장됩니다.

세 아티스트의 커리어는 지금도 진행 중입니다. EJAE는 루미와 헌트릭스 작업 이후에도 작곡과 보컬 활동을 병행하며, 한국과 미국을 잇는 송라이터로서 새로운 곡을 계속 발표하고 있습니다. 오드리 누나는 자신의 앨범과 투어를 통해 헌트릭스에서 만난 관객을 자기 세계로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레이 아미는 정신 건강과 자아 탐색을 주제로 한 신작들을 발표하며, 조이와는 또 다른 얼굴의 자신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그들의 길이 어디로 이어지든, 〈Golden〉과 헌트릭스는 세 사람의 역사에서 한 번뿐인 교차점으로 남을 것입니다.

루미·미라·조이의 노래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목소리 뒤에 서 있는 세 사람의 얼굴과 삶이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애니메이션을 다시 보거나, 〈Golden〉을 다시 들을 때 이들의 역사를 함께 떠올린다면, 이 곡과 이 작품이 단순한 히트 OST가 아니라 한국계 디아스포라의 음악사가 스쳐 지나간 장면으로 느껴질 것입니다.

{ 한 줄 정리 } EJAE·오드리 누나·레이 아미는 헌트릭스와 〈Golden〉을 통해, 가상 걸그룹과 애니메이션·한류·디아스포라가 한 지점에서 만나는 새로운 한류의 단면을 만들어 냈습니다.

참고·출처

이 글은 넷플릭스 〈KPop Demon Hunters〉와 가상 걸그룹 헌트릭스에 대한 공식 소개, 노래 〈Golden〉과 사운드트랙 발매 정보, EJAE·Audrey Nuna·Rei Ami의 프로필과 인터뷰, 그래미·빌보드 등 주요 음악 매체 기사, 북미와 유럽 라디오 차트 자료 등을 바탕으로 재구성했습니다. 연도와 차트 기록, 수상·후보 내역은 2025년 11월 기준 공개된 정보를 따랐으며, 이후 변동이 있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