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MS 사건이 남긴 교훈: 정의는 왜 개인의 고통에 기대는가
정의가 개인의 희생을 담보로 실현되는 것은 비극입니다
2025년 1월, JMS 교주 정명석에게 징역 17년, 조력자 김지선에게 징역 7년, 그리고 그의 범행을 도운 공범들에게도 징역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되었습니다. 또 공범이었던 경찰 주수호(활동명)는 직위해제 후 불구속 수사를 받는 등 법의 심판은 끝났거나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그러나 이 사건을 단순히 ‘정의의 승리’라 환호하기에는 우리가 외면할 수 없는 뼈아픈 현실이 있습니다.
정의는 피해자들이 감당해야 했던 상상조차 불가능한 고통과 희생의 대가로 얻어진 것이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단순히 결론만 아는 것을 넘어, 이 사건이 던지는 근본적인 문제와 법 집행의 책임을 깊이 성찰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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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석만이 가해자가 아니었습니다
이 사건을 정명석 한 개인의 악행으로 축소하는 것은 진실을 가리는 가장 손쉬운 방법입니다. 그의 범죄는 오랜 기간에 걸친 조직적 범죄였습니다. 그는 자신을 ‘메시아’라 칭하며 신도들의 사고와 행동을 통제했고, 그 과정에서 공범과 간부들은 피해자들을 세뇌하고 감시하며 범행을 은폐했습니다.
법원은 이들이 단순한 방조자가 아니라 적극적인 가담자임을 인정하고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정명석이 수십 년간 범죄를 이어올 수 있었던 배경은 개인의 악행이 아니라 구조적인 공모와 방관의 체계였음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결국 침묵하거나 외면한 이들도 공범이었음을 잔인하게 증명한 사건입니다.
검찰은 심지어 가해자의 요구대로 피해자를 다시 법정에 세우려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제도가 피해자를 보호하기보다 가해자의 전략에 휘둘릴 위험이 있음을 드러낸 대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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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의 고통과 사회의 무책임
피해자들은 수많은 사람들의 묵인과 방조 속에서 싸워야 했습니다. 세상의 편견과 2차 가해의 위협을 감수하며 법정에 섰고, 아물지 않은 상처를 매번 다시 꺼내 증명해야 했습니다. 그들에게 연대해 싸우고 위로해준 모든 이들은 분명 등불이었을 것입니다.
피해자가 영웅적인 용기를 발휘해야만 정의가 겨우 실현되는 현실, 바로 이것이 이 사건의 가장 큰 비극입니다. 우리는 자문해야 합니다. 우리 사회는 피해자들이 홀로 싸우지 않아도 되는 곳입니까? 진실을 말하는 순간 보호받고, 그들의 삶이 온전히 회복될 수 있는 제도가 기능하고 있습니까? 대답은 아직 ‘아니오’에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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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투쟁’이 아닌, 견고한 시스템을
우리는 더 이상 피해자의 희생을 ‘아름다운 투쟁’으로 소비해서는 안 됩니다. 이제는 모두가 책임을 나누어 불의를 막고, 피해자가 홀로 고립되지 않도록 하는 연대가 필요합니다.
종교와 관행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범죄를 단호히 처벌할 수 있는 법적 장치, 2차 피해를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 그리고 비슷한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사회가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이 사건을 기록한 MBC와 넷플릭스의 보도와 다큐멘터리는 단지 한 종교 집단의 비리를 고발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취약성을 그대로 드러낸 경고장이었습니다. 이제는 피해자의 희생에 기댄 ‘우연한 정의’가 아니라, 모두의 책임으로 세워가는 ‘당연한 정의’를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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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정의는 제도가 작동할 때 자연스럽게 주어지는 것이지, 누군가의 피와 눈물로 겨우 얻어내는 특별한 결과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피해자를 소비하는 대신, 우리는 사회적 책임을 분담해야 합니다.
2차 피해 금지: 피해자의 실명, 사생활, 고통을 함부로 언급하지 않아야 합니다.
제도 감시: 종교 권력의 사각지대를 막을 법적·제도적 논의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연대 실천: 피해자가 홀로 고립되지 않도록 지지와 연대의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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