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격변의 60년. 세대갈등은 어떻게 이 시간으로 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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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없었지만 바닥은 여러 번 갈라졌습니다. 세대갈등과 영포티 라벨 속 한국의 조용한 격변을, 정치·기업·회사·인터넷 네 판에서 진입비용의 이동으로 다시 읽습니다.

최종 업데이트 2025-11-03

조용한 격변, 라벨의 시대를 지나 구조로

라벨은 빠른 이해를 줍니다. 동시에 규범과 위계를 만듭니다. 문제는 감정 자체가 아니라 감정이 붙들고 있는 구조입니다.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팬데믹과 금리·집값의 급등락은 세대별로 다른 진입비용을 만들었습니다. 그 차이를 가리는 언어가 ‘영포티’ ‘MZ’ 같은 멸칭이었고, 온라인은 그 라벨을 증폭기로 바꿨습니다. 이제 이름을 잠시 내려놓고, 비용이 누구에게로 옮겨졌는지를 따라가 보려 합니다.‘평균’ 프레임 비판

{ 라벨을 벗기면 남는 것은 ‘언제·무엇이·누구에게’ 비용이 이동했는가라는 지도입니다 }

세대별 파형: 같은 시간, 다른 진입비용

1965‒1975년생: 산업화의 마감과 민주화의 요철

장시간 노동과 안정의 교환이 가능하던 시절을 통과했습니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넘어가며 규칙을 바꾸는 작업을 직접 해냈고, 외환위기의 전후 질서가 바뀌는 장면을 회사와 가정에서 동시에 보았습니다. 이들에게 안정은 성취였지만, 다음 세대 눈에선 경직으로 비치곤 합니다.

1975‒1985년생: IMF 직격, ‘막차’의 그림자

사회 진입의 문이 갑자기 좁아졌습니다. 정규직의 표준이 흔들리고 계약·파견이 일상이 되었습니다. PC통신에서 인터넷으로, 필름에서 디지털로 넘어가는 전환을 사용자이자 노동자로 감당했습니다. 같은 교실 안에서도 내 집 마련의 완만한 경사를 탄 사람과 막차를 놓친 사람이 갈렸습니다.

1985‒1995년생: 금융위기 이후, 끊기는 경력의 연속성

입사할 즈음 금융위기가 덮였습니다. 플랫폼의 표준화 속에서 경력의 선형성이 자주 끊겼고, 학자금과 전월세, 낮은 임금상승률이 겹치며 미래 설계가 현재 생존에 잠식되곤 했습니다. 스마트폰 이후의 비교 가능성은 하루 24시간 켜져 있었습니다.

1995‒2005년생: 팬데믹 공백, 가파른 문턱의 학습

학업과 첫 경력이 팬데믹으로 비틀렸습니다. 채용 축소와 실습 중단의 공백을 각자 메워야 했고, 집값과 금리의 급등락은 ‘진입비용’ 자체가 고정값이 아니라는 사실을 일찍 깨우쳤습니다. 디지털 네이티브지만, 그만큼 비교의 바다에서 오래 떠 있었습니다.

{ 같은 시간에 살았지만, 통과의 대가는 세대마다 달랐습니다 }

네 장의 판: 정치·기업·회사·인터넷

정치: 왜 협상이 배신이 되었나?

협상은 타협의 기술입니다. 그런데 승자독식의 보상이 클수록 협상은 ‘표를 잃는 행동’으로 가격이 매겨집니다. 정당 내부 경선이 본선만큼 중요해지면, 내부 결집을 위해 강경 신호가 유리해집니다. 한 번 강경 신호를 보낸 정치인은 스스로 만든 말에 갇히고, 협상은 배신으로 번역됩니다. 그 사이 제도 개편의 ‘절차’는 ‘정의’의 언어에 밀려 자리를 잃습니다.

사건이 끝나도 구조는 남는다

타협을 다시 기술로 복구하려면, 패배 비용을 줄이고, 중간 지대의 보상을 설계해야 합니다. 합의가 이뤄진 법안에 인센티브를 붙이고, 공론화를 위한 시간표를 제도화해 ‘늦추는 것이 이득’인 정치를 ‘결정하면 이득’인 정치로 바꿔야 합니다. 그러면 양보의 언어는 배신이 아니라 해결의 기술로 돌아옵니다.

기업: 왜 리스크는 국경 밖으로 옮겨졌나?

기업은 생존 기관입니다. 불확실성이 커지면, 분산과 탈출이 합리적 전략이 됩니다. 보조금 전쟁과 공급망 재편, 규제의 불확실성이 동시에 움직이면, 해외 법인과 생산기지는 보험처럼 기능합니다. 문제는 이 선택의 비용이 하청과 플랫폼, 소비자에게 얇게 분산된다는 데 있습니다. 위험이 외주화될수록 본국의 숙련·생태계는 느리게 마릅니다.

기업이 떠나지 않게 ‘붙잡는’ 게 아니라, 남는 것이 이득이 되게 설계해야 합니다. 중장기 투자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규제의 목적과 평가 기준을 명확히 하는 일입니다. 리스크를 공유하는 공동 투자·공동 연구의 그릇을 키우면, 각자도생의 유인이 줄어듭니다.

회사: 연공과 성과의 혼종, 왜 라벨이 커졌나?

현장의 평가는 수치와 서열의 혼합에서 이뤄집니다. 연공과 성과의 기준이 동시에 작동하면, 누구에게도 명확하지 않은 기준이 됩니다. 중간관리자는 위로는 숫자, 아래로는 이직을 설득해야 하는 압력을 받습니다. 이때 ‘꼰대’ ‘날티’ 같은 라벨은 빠르고 쉬운 방어막이 됩니다. 나이와 직급은 최소 질서가 되고, 피드백은 라벨 뒤로 숨어버립니다.

라벨을 줄이는 길은 절차를 선명하게 만드는 일입니다. 역할과 목표를 작게 쪼개고, 피드백의 주기를 짧게 가져가며, 성장의 경로를 다중화하면, 사람의 성격보다 규칙의 설계가 중요해집니다. 이직이 나쁜 일이 아니라, 경력의 재조합으로 인정될 때, 세대 간 오해는 줄어듭니다.

인터넷: 왜 모래를 뿌리는 경기가 되었나?

온라인은 비교의 무대이자 분노의 가속장치입니다. 짧고 선명한 문장이 인기를 얻을수록, 복잡한 맥락은 사라지고 ‘누가 더 세게 말했는가’가 보상이 됩니다. 세대·성별·직업 라벨은 알고리즘의 편리한 분류표가 되고, 확증편향은 클릭의 효율이 됩니다. ‘남의 떡’에 모래를 뿌리는 콘텐츠가 단기 수익을 내면, 조롱은 비즈니스가 됩니다.

이 판을 뒤집으려면 플랫폼의 책임과 사용자 습관이 함께 바뀌어야 합니다. 추천의 기준에 신뢰·맥락·수정 가능성을 더하고, 정정과 사과를 보상하는 인터페이스를 늘려야 합니다. 느린 정보에 시간을 주는 장치를 키워야 합니다. 독자 또한 공유 전에 맥락을 확인하는 습관을, 창작자는 클릭보다 수정의 기록을 중시하는 윤리를 쌓아야 합니다.

APEC 2025 1부의 정책·공급망 정리

결국 네 판은 연결되어 있습니다. 정치의 강경 신호는 기업의 탈출을 정당화하고, 회사의 불안한 평가 체계는 인터넷의 라벨을 키웁니다. 이 사슬을 끊는 첫 고리는 ‘타협을 보상하는 규칙’과 ‘위험을 함께 드는 그릇’입니다. 관련 맥락은 이전 글에서도 다뤘습니다. 사건이 끝나도 구조는 남는다를 함께 보시면 흐름이 이어집니다.

{ 협상을 보상하고, 위험을 공유하고, 독점을 늦출 때 라벨의 힘은 약해집니다 }

읽기 경로·예상 소요

서론에서 문제의식을 정리한 뒤, 세대별 파형에서 진입비용의 차이를 확인하시고, 네 장의 판으로 들어가 정치·기업·회사·인터넷의 인센티브를 따라가시면 됩니다. 예상 소요는 10분 내외입니다.

참고·출처

본 글은 공개된 통계와 다수의 보도·연구에서 반복 확인된 경향을 바탕으로 한 해석적 글입니다. 구체 수치와 최신 수치는 통계청, 국가데이터처, 한국은행, 노동 관련 연차보고서 등 각 기관의 최신 공표본을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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