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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보험금 연금화, 해지·대출과 뭐가 다른가

형성하다2025. 11. 1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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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신보험 사망보험금을 연금으로 바꾸면 노후생활비와 유가족 보장이 함께 바뀐다.
최근 도입된 사망보험금 연금화·유동화 제도는 종신보험 안에 쌓인 해약환급금을 재원으로 삼아, 사망 시 한 번에 받던 돈의 일부를 생전에 월급처럼 나눠 받게 하는 선택지다. 같은 1억원짜리 종신보험이라도 그대로 둘지, 해지해 목돈을 찾을지, 일부만 연금으로 바꿀지에 따라 가족의 안전망과 노후 현금 흐름은 완전히 달라진다. 이 글은 종신보험의 기본 구조부터 연금화의 장단점, 예시 계산, 신청 전 체크포인트까지 최대한 쉽게 정리한다.
최종 업데이트 2025-11-18

종신보험, 왜 노후자산 이야기로 바뀌었나

종신보험은 원래 사망 시 가족에게 목돈을 남기기 위한 사후자산으로 인식되었다. 가입자가 살아 있는 동안에는 보험료를 내고, 사망했을 때 약속된 사망보험금이 한 번에 지급되는 구조가 전부였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20년 이상 꾸준히 보험료를 납입한 세대가 은퇴 구간에 들어섰고, 국민연금과 퇴직연금만으로는 부족한 노후생활비 고민이 커졌다. 통장을 보면 국민연금은 많지 않은데, 보험증권에는 사망 시 1억원 같은 숫자가 적혀 있으니 답답함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런 현실 속에서 “죽은 뒤가 아니라 지금 노후에 쓰고 싶다”는 요구가 커졌고, 그 결과 종신보험을 노후자산처럼 활용하는 연금화 제도가 논의되었다.
사후자산이던 종신보험은 이제 조건에 따라 노후생활비로 꺼내 쓸 수 있는 자산으로 재해석되고 있다.

사망보험금 연금화 구조, 한 번에 이해하기

종신보험 안에는 그동안 납입한 보험료와 이자가 쌓인 해약환급금이라는 금액이 있다. 사망보험금은 이 해약환급금과 위험보험료, 예정이율을 바탕으로 설계된 결과물이다. 연금화는 사망보험금 전체를 그대로 두는 대신, 예를 들어 50퍼센트·70퍼센트·90퍼센트처럼 일정 비율만 줄이고, 줄어든 부분에 해당하는 해약환급금을 재원으로 정해진 기간 동안 월급처럼 나눠 받는 구조다. 제도에서 말하는 “유동화 비율 90퍼센트”는 사망보험금 1억원의 90퍼센트를 당겨 쓴다는 뜻이고, 실제로 매달 얼마를 받는지는 그 시점의 해약환급금과 기간, 이율을 반영해 계산된다. 쉽게 말해 하나의 큰 사망보험 통장을 잘라, 한쪽은 유가족에게 남기고 다른 한쪽은 생전에 연금처럼 꺼내 쓰는 방식이라고 보면 이해가 쉽다.
유동화 비율은 사망보험금 기준으로 정하고, 실제 월 지급액은 그때의 해약환급금을 재원으로 계산한다.

어떤 종신보험이 연금화 대상이 될 수 있을까

사망보험금 연금화 제도가 생겼다고 해서 모든 종신보험이 자동으로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는 계약 유지 기간이 충분히 길고 보험료 납입이 끝났으며, 해약환급금이 두껍게 쌓인 종신보험이 우선 대상이 된다. 특히 1990년대부터 2000년대에 많이 판매된 고금리 확정형 종신보험은 예정이율이 높아, 같은 보험료로도 해약환급금이 크게 쌓여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계약은 연금화로 전환했을 때 월 지급액이 비교적 여유 있게 나오는 편이라 제도 도입의 핵심 대상으로 거론된다. 반대로 변액보험, 금리연동형, 저축성 상품이나 납입이 아직 끝나지 않은 계약, 유지 기간이 짧아 해약환급금이 거의 없는 계약은 연금화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다.
연금화는 오래 유지해 해약환급금이 쌓인 확정형 종신보험이 중심이며, 모든 종신보험에 열려 있는 기능은 아니다.

해지·대출·연금화, 헷갈리기 쉬운 세 가지 차이

종신보험을 노후에 활용하려고 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방법은 해지와 보험계약대출이다. 해지는 계약을 완전히 끝내고 해약환급금을 한 번에 받는 방식이어서, 당장 목돈이 필요할 때는 빠르고 단순하다. 다만 그 순간부터 사망보험금 보장은 완전히 사라지고, 다시 예전 조건으로 되돌릴 수 없다는 점이 치명적이다. 보험계약대출은 해약환급금을 담보로 일정 금액을 빌리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망보험금은 형식상 남아 있지만, 이자를 꾸준히 내지 못하면 대출 잔액이 불어나 해약환급금과 보장이 함께 잠식될 수 있다. 이때 연금화는 계약을 깨지도, 빚을 내지도 않으면서 보장 일부를 줄이는 대가로 생활자금을 만드는 중간 선택지에 가깝다.
예를 들어 사망보험금 1억원, 해약환급금 4천만원인 종신보험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해지를 선택하면 4천만원을 한 번에 받는 대신 사망보장은 0원이 된다. 보험계약대출을 쓰면 해약환급금 한도 안에서 필요 금액을 빌릴 수 있지만, 이자를 내야 하고 상환이 늦어질수록 보장이 줄어드는 부담이 생긴다. 연금화를 택하면 사망보험금 일부를 줄이는 대신, 줄어든 부분에 해당하는 해약환급금을 재원으로 정해진 기간 동안 매달 일정 금액을 받게 된다. 결국 세 가지 선택지는 모두 같은 종신보험 안에서 돈을 꺼내 쓰는 방법이지만, 유가족 보장과 노후현금 흐름에 미치는 영향은 완전히 다르다.
해지는 보장을 포기하고 목돈을 찾는 길이고, 대출은 이자를 내며 빌리는 길이며, 연금화는 보장을 줄이는 대신 이자 없이 월급처럼 나눠 쓰는 길이다.

예시로 보는 사망보험금 연금화 계산

이번에는 숫자를 넣어 사망보험금 연금화를 구체적으로 떠올려 보자. 여기서 제시하는 수치는 이해를 돕기 위한 단순화된 예시이며, 실제 설계에서는 보험사의 예정이율과 위험보험료, 세금, 나이 등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다만 대략적인 크기와 방향을 보는 데에는 충분하다. 예시는 “사망보험금 기준으로 어느 정도 비율을 줄이면, 해약환급금을 재원으로 어느 정도 월급처럼 받을 수 있는가”를 감 잡는 데 초점을 둔다.
가상의 B씨는 30세에 월 15만원을 20년간 납입하는 확정형 종신보험에 가입했다고 가정해 보자. 총 납입 보험료는 3천6백만원이고, 납입은 모두 끝난 상태다. 현재 기준 사망보험금은 1억원, 해약환급금은 약 4천만원이라고 설정해 본다. 이 시점에서 해지를 선택하면 4천만원을 한 번에 받게 되고, 사망보험금 1억원은 완전히 사라진다. 이 돈을 연 3퍼센트 예금에 맡기면 세전 기준 연 이자는 1백20만원, 월로는 약 10만원 수준에 그친다.
이번에는 같은 계약을 연금화하는 경우를 살펴본다. 먼저 사망보험금의 50퍼센트를 10년간 연금으로 받는다고 해 보자. 제도상 유동화 비율은 사망보험금 1억원의 50퍼센트, 즉 5천만원에 해당하는 부분을 앞당겨 쓰겠다는 뜻이다. 실제로는 이 5천만원에 대응하는 해약환급금이 재원으로 사용되며, 단순화해 해약환급금 4천만원의 절반인 2천만원 정도를 10년 동안 나눠 받는다고 가정하면 연 2백만원, 월 약 16만7천원의 생활자금이 만들어진다. 이때 사망보험금은 1억원에서 절반이 줄어 5천만원 정도만 남는다.
조금 더 과감하게 사망보험금의 70퍼센트를 10년간 연금화하는 경우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유동화 비율 70퍼센트는 사망보험금 1억원 가운데 7천만원 부분을 미리 쓰겠다는 의미다. 이해하기 쉽게 해약환급금 4천만원의 70퍼센트인 2천8백만원을 재원으로 삼아 10년간 나눠 받는다고 보면, 연 2백80만원, 월 약 23만원 정도의 생활자금이 된다. 대신 사망보험금은 3천만원 수준으로 줄어들어 유가족에게 남기는 안전망은 크게 가벼워진다.
가장 공격적으로는 사망보험금의 90퍼센트를 8년간 연금화하는 선택도 가능하다. 이 경우 사망보험금 기준으로 9천만원을 앞당겨 쓰게 되고, 단순화해 해약환급금 4천만원의 90퍼센트인 3천6백만원을 8년간 나눠 받는다고 가정하면 연 4백50만원, 월 약 37만5천원의 생활자금이 나온다. 이때 사망보험금은 1억원에서 90퍼센트가 줄어 1천만원 정도만 남게 되며, 8년이 지나면 연금처럼 받던 생활자금도 종료된다. 같은 종신보험 한 건을 두고도 해지, 보수적 연금화, 공격적 연금화에 따라 목돈·월급·보장 구조가 얼마나 달라지는지 숫자로 확인할 수 있다.
유동화 비율과 기간을 어떻게 고르느냐에 따라 같은 종신보험이 해지금 4천만원, 월 20만원대 연금, 월 30만원대 연금으로 완전히 다른 얼굴을 갖게 된다.

언제 사망보험금 연금화가 도움이 되고 언제 조심해야 할까

사망보험금 연금화가 특히 유용한 경우는 노후 초입의 소득 공백이 클 때다. 정년이나 조기퇴직으로 급여가 끊겼는데 국민연금 개시 시점은 아직 남아 있거나, 국민연금 금액만으로는 생활비가 부족한 시기가 대표적이다. 이때 종신보험에서 월 20만~40만원 수준의 생활자금만 추가되어도 체감되는 여유는 상당히 달라진다. 자녀가 이미 독립했고 배우자에게도 일정 자산이 있다면, 사망보험금 일부를 연금으로 바꿔 노후의 “월급 같은 현금 흐름”을 만드는 선택이 합리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 특히 1990~2000년대 고금리 확정형 종신보험 보유자는, 해지를 통해 잠재가치를 버리기보다 연금화를 활용해 일부를 꺼내 쓰는 쪽이 전략적일 수 있다.
반대로 연금화를 조심해야 하는 상황도 분명하다. 아직 배우자의 소득이 부족하거나 부양해야 할 가족이 남아 있다면, 사망보험금을 크게 줄이는 결정은 유가족의 안전망을 약하게 만들 수 있다. 연금화로 받는 생활자금은 보통 5년·7년·10년처럼 기간이 정해져 있으며, 기간이 끝나면 더 이상 지급되지 않는다. 현재 60대 초반에는 여유로워 보여도 80대 이후 장기요양과 의료비가 필요한 시점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빚 상환이나 단기 소비만을 위해 과도한 비율로 연금화를 선택하면, 몇 년 뒤에는 사망보장도 줄고 생활자금도 사라진 상태에서 다시 노후를 버텨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연금화는 노후 소득 공백을 메우는 강력한 도구지만, 가족의 보호와 80대 이후 장기 노후를 함께 고려해 비율과 기간을 정해야 안전하다.

신청하기 전 꼭 거쳐야 할 세 단계 점검

사망보험금 연금화를 진지하게 고려한다면 첫 단계는 자신의 계약을 정확히 이해하는 일이다. 해당 종신보험이 확정형인지, 변액·연동형인지, 현재 사망보험금과 해약환급금이 얼마인지, 보험료 납입이 모두 끝났는지, 보험계약대출 잔액은 없는지부터 정리해야 한다. 이 정보만으로도 연금화 대상 가능성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고, 보험사 상담사는 제도상 대상 여부와 기본 조건을 안내할 수 있다. 이런 기초 정보 없이 “연금으로 바꾸면 얼마 나오나요”라고만 물으면, 선택지를 충분히 비교하지 못한 채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 기초 정보 확인은 이후 단계의 모든 판단 기준이 된다.
두 번째 단계는 보험사로부터 여러 가지 설계안을 받아 보는 것이다. 연금화 비율 하나만 묻지 말고, 예를 들어 50퍼센트·70퍼센트·90퍼센트처럼 세 가지 정도 비율을 정해 월 지급액, 총 수령액, 남는 사망보험금을 함께 비교하는 편이 좋다. 기간도 5년·8년·10년처럼 달리해 보면서, “짧게 크게 받을 것인지, 길게 나눠 받을 것인지”를 감각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때 연금화 대신 해지를 선택했을 때의 금액과, 아무 변화 없이 종신보험을 계속 유지했을 때의 그림까지 같은 표 안에서 비교하면 장단점이 더 분명해진다. 세 가지 길을 모두 놓고 보는 작업이 연금화 설계의 핵심이다.
세 번째 단계는 숫자를 가족의 삶과 연결해 보는 일이다. 앞으로 10년 동안 매달 추가로 필요한 생활비가 얼마인지, 유가족에게 최소한 어느 정도는 남겨야 마음이 놓이는지, 80세 이후 의료비와 장기요양 가능성을 어느 정도로 가정할지 등 현실적인 질문을 함께 다뤄야 한다. 사망보험금 연금화는 서류 몇 장으로 끝나는 금융 거래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한 가정의 안전망과 노후 자산 배분을 다시 짜는 결정을 뜻한다. 단기 현금 흐름만 보고 비율을 정하면, 장기적으로 불안정한 노후 구조를 떠안게 될 수 있다. 최악의 상황까지 가정해 본 뒤 결정할수록 후회는 줄어든다.
기초 계약 정보 확인, 여러 설계안 비교, 가족과의 현실적인 상의를 거쳐야 사망보험금 연금화가 ‘제도 유행’이 아니라 각 가정에 맞는 선택이 된다.

마무리: 종신보험을 다시 설계하는 시대

사망보험금 연금화 제도는 오랫동안 사후자산으로만 여겨졌던 종신보험을 노후자산으로 다시 보게 만드는 계기다. 같은 종신보험 한 건이라도 해지, 대출, 연금화 가운데 무엇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목돈, 월급, 유가족 보장의 균형은 크게 달라진다. 어느 방법이 무조건 옳고 그른 것은 아니며, 각 가정의 자산 구조와 소득, 가족 관계, 건강 상태에 따라 최선의 조합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연금화가 좋다더라”는 말만 믿고 움직이기보다, 자신의 계약 숫자와 가족 상황을 먼저 충분히 들여다보는 일이다. 종신보험 한 장은 수십 년 동안 납입해 온 가정의 기록이기도 하므로, 그 기록을 어떻게 노후에 활용하고 얼마나 남겨둘지 결정하는 과정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앞으로는 종신보험을 단순히 “있으면 안심되는 보장”으로만 둘 것이 아니라, 노후자산과 유가족 보장을 동시에 관리하는 도구로 보는 시각이 요구된다. 사망보험금 연금화는 그런 의미에서 종신보험을 다시 설계하는 출발점에 가깝다. 제도가 열렸다는 이유만으로 서둘러 유동화 비율을 높이기보다는, 해지·대출·연금화를 모두 비교해 보고 자신에게 맞는 조합을 찾는 태도가 필요하다. 그렇게 할 때 종신보험은 납입을 끝낸 뒤에도 한 가정의 재무 구조 안에서 오래 살아 있는 자산이 될 수 있다. 결국 사망보험금 연금화의 가치는 제도 자체가 아니라, 각자가 자신의 삶과 숫자에 맞게 종신보험을 다시 설계해 나가는 과정에서 결정된다.
종신보험 연금화는 남들이 한다고 따라갈 문제가 아니라, 한 가정의 안전망과 노후자산을 다시 설계하는 선택지다.

참고·출처

사망보험금 연금화·유동화 제도에 대한 설명은 금융당국과 생명보험협회가 발표한 보도자료, 제도 안내문, 질의응답 자료를 참고해 구조를 정리하였다. 아울러 주요 생명보험사가 공개한 안내문과 언론 보도를 토대로 제도의 도입 배경, 초기 신청 현황, 평균 유동화 비율과 지급 기간, 고금리 확정형 종신보험을 중심으로 한 대상 범위를 이해하였다. 개별 계약의 실제 적용 가능 여부, 해약환급금 규모, 예상 월 지급액, 세금 처리 방식 등은 각 생명보험사 상담 창구와 약관, 상품설명서를 통해 반드시 다시 확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