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 드라마 〈친애하는 X〉와 원작 네이버 웹툰을 함께 정리하며, 김유정이 만든 악녀 백아진의 서사와 폭력적 스타 시스템, 그리고 시청 전 알아둘 장단점을 차분히 짚어봅니다.
최종 업데이트 2025-11-14
읽기 경로·예상 소요 요약에서 작품의 분위기를 먼저 확인한 뒤, 드라마·웹툰 소개로 기본 정보를 정리하고, 드라마 리뷰와 비교 분석을 차례로 읽으시면 마지막 마무리까지 약 12~16분 안에 읽으실 수 있습니다.
요약: 〈친애하는 X〉는 어떤 감정으로 남는가
〈친애하는 X〉는 지옥 같은 가정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가면을 쓴 한 배우가, 결국 자신이 만든 지옥에 다시 휘말리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드라마는 범죄·멜로·스릴러가 섞인 피카레스크 구조를 택해, 주인공을 선악으로 단순 나누지 않고 끝까지 불편한 회색지대에 세워둡니다. 시청자는 피해자이자 가해자인 백아진을 따라가면서, 한국식 스타 시스템과 이미지 산업의 폭력성을 함께 바라보게 됩니다. 대신 폭력과 학대, 권력형 착취를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에, 감정적으로 힘든 장면이 적지 않은 작품이기도 합니다. 이 글은 그 불편함을 전제로, 왜 이 서사가 지금 만들어졌는지와 드라마·웹툰이 각각 어디에서 힘을 갖는지 정리해 보려 합니다.
{ 한 줄 정리 } 〈친애하는 X〉는 인물보다 구조와 시스템을 함께 봐야 덜 흔들리는, 불편하지만 의미를 남기는 복수극입니다.
드라마 〈친애하는 X〉는 어떤 작품인가?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친애하는 X〉는 2025년 11월 첫 공개를 시작으로, 매주 목요일 6시에 에피소드를 공개하는 12부작 시리즈입니다. 장르는 범죄·멜로·스릴러에 피카레스크와 서스펜스가 더해진 복합 장르로, OTT 플랫폼용으로 상당히 공격적인 수위와 속도를 택했습니다. 연출은 이응복·박소현, 극본은 최자원·반지운이 맡았고, 김유정·김영대·김도훈·이열음 등이 주요 배역을 맡아 서사를 끌어갑니다. 서사의 중심에는 톱스타가 된 배우 백아진이 있고, 그는 어린 시절의 학대와 살해 장면을 목격한 기억을 안고, 성공을 위해 타인을 도구로 사용하는 인물로 등장합니다. 드라마는 현재의 성공한 백아진과 과거의 상처를 교차 편집하여, 그가 어떻게 가면을 만들고, 또 어떻게 스스로의 가면에 갇혀가는지를 보여주는 데 집중합니다.
이 작품이 OTT 편성에서 눈에 띄는 이유는, 단순한 막장 드라마의 자극성이 아니라, 주인공에게도 쉽게 면죄부를 주지 않는 태도에 있습니다. 시청자는 그의 상처를 이해하면서도 그의 선택을 옹호하기 어렵고, 이 불편함이 곧 드라마의 긴장감이 됩니다. 동시에, 연예 기획사와 방송국, 광고 산업 등 백아진을 둘러싼 산업 구조가 별도의 캐릭터처럼 움직이며, 인물들을 밀어붙이고 소모하는 힘으로 묘사됩니다.
{ 한 줄 정리 } 드라마 버전 〈친애하는 X〉는 한 인물의 추락담이자, 그 인물을 키우고 소비한 연예 산업 전체에 대한 고발로 읽힙니다.
원작 웹툰 〈친애하는 X〉는 무엇을 보여줬나
원작 〈친애하는 X〉는 네이버 웹툰에서 완결된 작품으로, 반지운 작가가 글과 그림을 함께 맡았습니다. 국내 최고의 여배우 백아진의 몰락과, 그 뒤에 숨겨진 그녀의 두 얼굴이라는 한 줄 설명으로 요약되는 이 웹툰은, 초반부터 “가장 위에 선 사람의 추락”을 예고하며 독자를 끌어들입니다. 세로 스크롤 구조를 적극 활용하는 컷 구성과 시점 전환이 특징으로, 인물 사이의 거리감과 균열을 장면 간 간격과 여백으로 표현한 것이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야기의 전개는 드라마보다 느긋하지만, 대신 각 인물의 심리 묘사와 눈빛, 손짓 같은 디테일이 더 길게 머무르며 독자의 불안을 키워 갑니다. 완결 이후에도 높은 평점과 관심 수를 유지했고, 드라마화가 확정된 뒤에는 새로운 독자가 대거 유입되며 다시 회자되는 흐름이 이어졌습니다.
웹툰에서 중요한 지점은, 독자가 카메라가 아니라 ‘시선’을 따라간다는 점입니다. 한 컷을 넘길 때마다 독자는 “지금 누구의 관점인가”를 계속 확인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백아진뿐 아니라 그를 둘러싼 사람들의 균열도 함께 보게 됩니다. 이는 드라마로 옮기는 과정에서 화면과 편집으로 일부 대체되었지만, 원작에서 처음 경험한 독자에게는 여전히 인상적인 미장센으로 기억됩니다.
{ 한 줄 정리 } 웹툰 〈친애하는 X〉는 시점과 여백을 이용해 인물의 균열을 쌓아 올린 심리 스릴러에 가깝습니다.
드라마 리뷰: 연기와 연출은 얼마나 설득력 있는가
드라마 〈친애하는 X〉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김유정의 연기 변신입니다. 그가 연기하는 백아진은 필요에 따라 표정과 어조를 바꾸며 사람들에게 다른 얼굴을 보여 주는 인물이고, 김유정은 그 차이를 눈빛과 미세한 표정 변화로 표현합니다. 기존의 밝고 순한 이미지가 아닌, 공허와 광기를 동시에 품은 인물로 돌아왔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배우 경력의 분기점으로 거론될 가능성이 큽니다. 조연진의 연기도 꽤 탄탄한 편이라, 단순한 선악 구도가 아니라 각자의 욕망과 공포가 얽힌 관계망이 설득력 있게 보입니다. 연출은 이응복 특유의 속도감과 감정 고조 방식을 유지하면서도, 훨씬 어두운 톤과 색채를 선택해 OTT용 19금 스릴러라는 틀에 맞추고 있습니다.
다만 장점과 함께 분명한 피로 지점도 존재합니다. 과거의 학대와 살해 장면, 권력형 성적 착취의 암시, 폭력 장면이 반복되면서 시청자에게 상당한 정서적 부담을 줍니다. 주인공이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계속해서 타인을 희생양으로 삼는 구조이기 때문에, “누구에게도 완전히 기대기 어려운” 서사를 좋아하지 않는 시청자에게는 감정 이입이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 초반 에피소드에서 빠른 전개를 위해 사건과 인물이 한꺼번에 쏟아지다 보니, 인물 사이의 감정선을 따라가는 데 호흡이 다소 빠르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연기와 연출, 음악이 만들어 내는 몰입감 덕분에 한 번 재생을 시작하면 몇 편을 연달아 보게 되는 힘이 있는 작품입니다.
{ 한 줄 정리 } 연기와 연출은 강력하지만, 높은 수위와 감정 피로를 감수할 수 있는 시청자에게 더 어울리는 드라마입니다.
비교 분석: 드라마와 웹툰, 어디까지 같고 어디서 갈라지나
스토리의 큰 뼈대는 드라마와 웹툰이 거의 같습니다. 국내 최고 여배우의 몰락, 어린 시절의 폭력과 살해 장면, 그 과정에서 생겨난 ‘X’들의 존재라는 축은 양쪽 모두 동일합니다. 다만 느끼는 분위기는 꽤 다르게 다가옵니다. 웹툰이 독자에게 생각할 여백과 해석의 틈을 많이 주는 편이라면, 드라마는 장면과 대사를 통해 그 여백을 상당 부분 구체적인 이미지로 채웁니다. 이는 영상 매체의 강점이지만 동시에, 상상 속에 머물던 폭력과 학대가 눈앞에 펼쳐지는 만큼 더 거칠고 잔혹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인물의 중심도 조금씩 다르게 배치됩니다. 웹툰에서는 각 인물의 내면 독백과 시선이 번갈아 등장하며, 독자가 여러 사람의 상처와 욕망을 나란히 들여다보게 됩니다. 반면 드라마는 초반 기준으로 백아진의 서사와 김유정의 연기에 더 많은 비중을 줍니다. 그 결과 원작에서는 상대적으로 조용하지만 섬세하게 다뤄졌던 인물들이, 드라마에서는 서사의 속도를 위해 기능적으로 소비되는 느낌이 드는 장면도 있습니다. 반대로, 드라마는 사건 구조와 정치·산업적 이해관계를 더 직접적으로 드러내어, 스타 시스템과 플랫폼 산업의 냉혹함을 이해하기 쉽게 보여 줍니다. 연예 산업과 플랫폼의 구조적 문제를 더 넓게 보고 싶으시다면, 같은 맥락에서 OTT와 문화 권력을 다룬 글인 플랫폼은 어떻게 세계 문화를 재편하는가와 함께 읽어 보셔도 흐름이 자연스럽습니다.
흥미로운 지점은, 드라마 성공이 곧바로 웹툰 재소비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드라마 공개 이후 일정 기간 동안 웹툰 조회 수가 크게 뛰어오르며, 영상화와 원작 소비가 서로를 밀어 올리는 선순환 구조가 뚜렷하게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하나의 스토리 IP가 플랫폼을 넘나들며 확장되는 전형적인 사례이기도 하고, 한국 웹툰·드라마 산업이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IP를 운영할지 가늠하게 해 주는 신호로 읽을 수 있습니다.
{ 한 줄 정리 } 웹툰은 심리와 여백, 드라마는 속도와 이미지로 같은 서사를 다루며, 두 매체는 지금 서로의 인기를 끌어올리는 구조로 연결돼 있습니다.
마무리: 지금 〈친애하는 X〉를 볼 것인가 말 것인가
〈친애하는 X〉는 추천과 비추천이 뚜렷이 갈리는 작품입니다. 연예 산업의 어두운 이면과 폭력, 권력형 착취, 자기 파괴적 관계를 다루는 서사를 기피하지 않고, 도덕적으로 회색 혹은 검은 인물을 주인공으로 둔 피카레스크 드라마를 선호하신다면 충분히 볼 만한 선택지입니다. 김유정의 연기 변신과 악녀 캐릭터를 어떻게 구축해 나가는지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최근 한국 드라마에서 보기 드문 경험을 하게 됩니다. 반대로, 폭력과 학대, 성적 착취 서사가 감정적으로 너무 힘들게 느껴지시거나, 주인공에게 최소한의 도덕적 정당성이 있어야 한다고 느끼신다면 이 작품은 애초에 건너뛰는 편이 더 편안할 수 있습니다.
드라마와 웹툰은 서로 다른 장점이 있으므로, 두 버전을 모두 경험하실 계획이라면 순서도 한 번쯤 고민해 볼 만합니다. 드라마로 먼저 이야기를 맛본 뒤, 웹툰으로 더 느리게 인물의 내면을 따라가면 ‘복습’에 가까운 경험을 하게 되고, 웹툰을 먼저 읽으면 드라마의 장면들이 어떻게 변주되었는지 비교하는 재미가 커집니다. 중요한 것은 어느 쪽이든, 이 작품을 단순한 악녀 서사로만 보지 않고, 그 악녀를 만들어 낸 구조와 관객의 시선을 함께 바라보는 관점입니다.
{ 한 줄 정리 } 〈친애하는 X〉는 취향을 타지만, 지금 한국의 스타 시스템과 이미지 산업을 생각해 보고 싶다면 한 번쯤 짚고 넘어갈 만한 작품입니다.
참고·출처
이 글은 티빙 공식 작품 소개와 방송 정보, 위키백과와 네이버 웹툰·네이버 시리즈의 작품 설명, 그리고 드라마 공개 이후 반응과 웹툰 조회 수 변화를 다룬 국내 언론 기사들을 바탕으로, 필자의 해석을 덧붙여 정리한 것입니다. 세부 수치와 편성 정보는 2025년 11월 중순 공개된 자료를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줄거리와 인물 소개는 스포일러를 최소화하기 위해 초반 공개분과 공식 시놉시스를 중심으로 서술했으며, 개별 회차의 세부 전개나 결말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의도적으로 피했습니다. 작품을 시청하거나 원작을 감상하신 뒤에는, 각자의 경험과 감정에 따라 전혀 다른 리뷰와 해석이 가능하다는 점을 전제로 읽어 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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