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장이야기 1:부하 직원의 눈으로 본 김 부장, 한국식 대기업 중간관리자의 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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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하 직원의 눈으로 보면 김 부장은 한국 대기업 문화의 모순이 응축된 얼굴이다.

서울 자가와 대기업 부장이라는 타이틀을 증명으로 삼아 살아온 김낙수는, 부하에게는 보호막과 인사권자, 그리고 생존 경쟁자라는 세 얼굴로 동시에 다가온다. 드라마는 이 중년 부장의 추락보다, 그 추락 과정에서 부하 직원들에게 구조의 폭력이 어떻게 일상 업무처럼 흘러들어오는지를 집요하게 포착한다. 상사의 붕괴를 관전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 아래에서 묵묵히 버티는 송 과장·정 대리·권 사원의 입장에서 보면 한국 직장 문화의 실루엣이 훨씬 더 선명해진다.

최종 업데이트 2025-11-29

부하 직원의 시선에서 다시 보는 김 부장

서울에 자가를 가지고 대기업 ACT 영업 1팀 부장까지 오른 김낙수는 표면적으로는 승자의 자리다. 오랜 기간 진급 누락 없이 올라온 경력과 안정적인 연봉, 가족이 사는 아파트 한 채가 이 인물이 가진 자부심의 전부처럼 보인다. 그러나 부하 직원의 시선에서 보면, 그는 이미 구조에 깊이 길들여진 중간관리자일 뿐이다. 부하가 체감하는 김 부장은 조직의 언어를 그대로 옮겨 적는 입이자, 팀 성과의 공을 가져가고 실패의 책임을 나누어 쥐게 만드는 손이다. 드라마가 김 부장의 심리를 세밀하게 그려갈수록, 부하 입장에서는 그가 구조의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일상의 가해자이기도 하다는 사실이 더 분명해진다.

부하 입장에서 김 부장은 성공한 선배가 아니라 구조의 폭력을 인간의 얼굴로 중계하는 중간관리자다.

보호막과 재판관 사이를 오가는 상사

부하에게 김 부장은 먼저 보호막으로 인식된다. 백 상무를 비롯한 윗선의 무리한 목표와 비현실적인 요구는 모두 부장을 통해 전달되지만, 그 과정에서 일부는 걸러지고 일부는 순화된다. 부하는 “그래도 우리 부장 아니었으면 더 심했을 것”이라는 말을 자연스럽게 하게 된다. 동시에 그는 냉정한 인사 평가자이기도 하다. 팀 성과가 좋을 때는 ‘우리 팀’이 강조되지만, 인사고과 시즌이 되면 숫자와 태도가 기준으로 나열되고, 평가표에 적히는 한 줄이 연봉과 승진을 가른다. 같은 사람이 보호막과 재판관을 동시에 맡는 구조는, 부하에게 상사를 신뢰하기 어렵게 만들고 상사의 말 한마디를 과도하게 해석하게 만든다.

보호막과 재판관이 한 사람 안에 겹쳐질 때 부하는 상사를 의지하면서도 끝까지 믿지 못하게 된다.

회의실과 술자리에서 체감되는 위계와 폭력

회의실에서 김 부장은 전형적인 대기업 부장의 얼굴을 한다. 상무 앞에서는 숫자와 전략을 또렷하게 말하지만, 회의실 문이 닫히면 같은 내용을 완전히 다른 어조로 번역해 팀에 내려보낸다. “위에서 이 정도까지 해보라신다”는 말 속에는 사실상 ‘어떻게든 맞추라’는 지시가 섞여 있다. 부하 입장에서 보면 요구의 주체는 이미 윗선이 아니라 눈앞의 부장이다. 회식과 술자리에서는 또 다른 얼굴이 드러난다. 김 부장의 기분과 피로도, 승진 불안이 겹쳐질 때, 농담과 타박 사이의 선은 쉽게 흐려지고 사적인 시간은 상사의 스트레스 배출 창구로 바뀐다. 부하에게 밤시간과 감정까지 회사가 침투하는 순간, 한국식 직장 문화의 폭력성은 더 노골적으로 체감된다.

회의실과 술자리를 오가는 상사의 말과 표정 속에서 부하는 회사가 개인의 시간과 감정까지 잠식하는 방식을 몸으로 배운다.

서울 자가·임원 승진 집착이 아래로 전염되는 구조

이 드라마의 제목은 상사의 집착이 어디에 있는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서울 자가와 대기업, 부장, 그리고 임원 승진이라는 키워드는 김 부장이 자신을 설명할 때 꺼내는 거의 전부다. 부하는 매일 그 집착을 관찰하며, 동시에 그 기준에 맞춰 스스로를 평가하게 된다. 김 부장이 불안해할수록 송 과장과 정 대리, 권 사원은 ‘나도 언젠가 저 자리에 가야 하나, 아니면 그 전에 떨어져 나갈까’를 계산한다. 부동산과 직급이 한 세트로 굳어진 한국 사회에서 상사의 불안은 그대로 후배 세대의 기준이 된다. 연봉과 호봉, 성과급보다 더 무거운 것은 결국 “서울에 아파트 한 채는 있어야 한다”는 무언의 메시지다.

상사의 서울 자가·승진 집착은 그대로 후배 세대의 불안과 목표가 되어 구조를 다음 세대로 복제한다.

가해자이면서 피해자인 상사, 애매한 연민과 분노

부하의 눈에 김 부장은 분명 가해자다. 과거에 후배의 공을 가로챈 적도 있고, 구조조정과 인원 감축 과정에서 냉정한 선택을 내린 적도 있으며, 지금도 조직 논리를 이유로 무리한 야근과 보고를 요구한다. 그럼에도 완전히 미워하기 어려운 지점이 있다. 임원 승진에서 탈락하고 명예퇴직 압박을 받는 순간, 그는 윗선의 시야에서 언제든 교체 가능한 부품으로 취급되기 때문이다. 부하는 한 상사가 구조의 얼굴이자 구조의 희생자라는 사실을 동시에 목격한다. 이 애매한 위치 때문에 시청자는 분노와 연민 사이를 오가게 되고, 현실의 직장인 역시 자신이 어느 쪽에 가까운지 불편하게 돌아보게 된다.

부하는 상사가 구조의 대리인이자 언젠가 같은 방식으로 버려질 부품이라는 사실을 동시에 보며 복합적인 감정을 느낀다.

부하 직원 드라마로 읽을 때 드러나는 한국 직장 문화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는 중년 남성의 위기 서사이기도 하지만, 부하 직원이 겪는 한국 직장 문화의 압력을 측면에서 비추는 드라마이기도 하다. 부하 시점으로 읽을 때, 이 작품은 한 남자의 추락보다 그 추락을 지켜보며 자신의 미래를 예감하는 과장과 대리, 사원의 표정을 더 강하게 떠올리게 만든다. 상사의 성공과 실패, 승진과 명퇴가 모두 팀원의 업무와 평가, 나아가 인생 경로에 어떤 식으로 파급되는지를 구체적인 장면으로 보여준다. 대기업이라는 거대한 구조 속에서 누가 진짜 승자인지 묻는 질문은, 결국 “누가 덜 다치고 버텨 나가느냐”는 수준으로 축소된다. 부하의 시선으로 이 드라마를 다시 보면, 상사의 드라마가 아니라 한국 직장 문화 전체의 초상화가 화면에 떠오른다.

부하의 시선으로 볼 때 이 작품은 한 남자의 위기가 아니라 한국 직장 문화 전체의 초상화에 가까운 드라마가 된다.

서울 자가 김 부장 연속 리뷰는 김부장 이야기 1: 부하 직원의 눈으로 본 김 부장, 한국식 대기업 중간관리자의 초상, 김부장 이야기 2: 김부장이 바라보는 회사, 김부장 이야기 3: 상무의 눈으로 보는 김부장, 김부장 이야기 4: 가족의 눈으로 보는 김부장, 김부장 이야기 5: 서울 자가 김 부장과 형, 김부장 이야기 6: MZ·청년 노동자의 눈으로 보는 김 부장 까지 여섯 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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