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인증 개통의 함정: ‘미보관’ 약속은 20년을 버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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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개통 안면인증은 대포폰 차단을 노리지만, 20년 뒤 ‘남는 데이터’가 되는 순간 생체정보 부채로 폭발할 수 있다.

2025-12-23부터 휴대폰 개통 절차에 안면인증 시범 적용이 시작됐다. 공식 설명은 신분증 사진과 실시간 얼굴을 대조하되, 생체정보는 별도 보관하지 않고 결과값만 관리한다는 방향이다. 비관적으로 보면 핵심은 기술이 아니라, 그 약속을 2035년과 2045년에도 강제로 지키게 만드는 운영 통제다.

최종 업데이트 2025-12-23

시범사업이 실제로 바꾼 절차와 일정

이번 시범사업은 기존 신분증 진위 확인에 더해 안면인증을 추가하는 구조다. 신분증 사진과 실시간 촬영 얼굴을 대조해, 타인 신분증 절취나 위조로 개통하는 방식의 대포폰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시범운영은 3개월로 안내됐고, 정식 도입 예정일은 2026-03-23으로 제시됐다.

운영 방식은 PASS 앱을 활용하는 형태로 알려졌다. 접근성을 위해 PASS 가입 없이도 진행 가능하다는 설명이 함께 붙는다. 시범 기간에는 안면인증이 실패해도 예외 처리로 개통이 진행될 수 있다는 운영 방침도 공개됐다. 이 예외 처리 자체가 제도의 의도와 운영 현실이 충돌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일정과 채널이 공개된 제도이며, 시범기간의 예외 운영이 첫 리스크 신호가 된다.

비관론의 출발점은 “미보관” 약속의 지속 가능성

공식 설명의 핵심은 “생체정보를 별도 보관하지 않는다”는 문장이다. 그런데 비관적으로 보면 위험은 원본 저장 여부보다 운영 흔적의 축적에서 시작된다. 인식 실패를 줄이려면 실패 사례를 분석해야 한다는 요구가 필연적으로 나온다. 분쟁이 생기면 재현을 위한 자료가 필요하다는 말도 뒤따른다.

이때 등장하는 것이 템플릿, 오류 로그, 품질 개선 샘플이다. 원본 영상이 저장되지 않아도, 특징값이나 샘플이 남는 순간 사실상 생체정보 자산이 된다. 더 큰 문제는 시간이 만든 관성이다. 10년 뒤에는 레거시가 되고, 20년 뒤에는 “원래 이렇게 해왔다”가 된다.

생체정보 리스크는 원본이 아니라 ‘남는 흔적’이 관행이 되는 순간부터 커진다.

해킹 위험은 알고리즘보다 운영과 공급망에서 커진다

대중은 보통 딥페이크를 먼저 떠올린다. 그러나 실제 사고는 종종 더 단순한 곳에서 터진다. 단말 감염, 앱 환경 오염, 운영자 권한 유출 같은 경로가 훨씬 현실적이다. 공격자는 가장 싼 우회로를 선택하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공급망이다. 통신사만으로 끝나는 서비스는 드물다. 솔루션 사업자, 클라우드, 운영 대행, 고객지원이 체인으로 연결된다. 체인이 길어질수록 가장 약한 고리가 생긴다. 시범 시행 첫날부터 알뜰폰 채널의 도입 지연이 보도된 것도, 운영 균질성이 보안 효과를 좌우한다는 신호로 읽힌다.

대형 사고의 시작점은 대개 운영 권한과 공급망이며, 채널 격차는 보안 효과를 갉아먹는다.

소비자가 할 수 없는 것, 그래서 의무가 되어야 하는 것

이 정책에서 소비자는 내부를 검증할 수 없다. 어떤 로그가 남는지, 템플릿이 생성되는지, 테스트 환경에 복제본이 있는지 확인할 권한도 수단도 없다. 따라서 안전을 “개인이 조심해서” 만드는 구조로 글을 쓰면 그 자체가 책임 전가가 된다. 안전은 사업자와 감독기관이 강제로 보장해야 한다.

그래서 요구사항은 기술 감상이 아니라 운영 의무여야 한다. 결과값만 남긴다는 원칙이 문구가 아니라 기술적으로 강제돼야 한다. 파기 시점과 파기 증적이 남아야 하고, 예외가 생기면 범위와 기간이 자동으로 제한돼야 한다. 위탁과 재위탁의 범위도 공개돼야 한다.

소비자에게 기대할 수 없으니, 데이터 최소화와 파기 증적 같은 ‘강제 의무’가 핵심 방어선이다.

20년 뒤를 버티는 통제는 “공개·감사·제재”의 삼각형

생체정보는 바꿀 수 없고, 유출되면 복구가 어렵다. 그래서 국제 표준도 생체정보 보호에서 기밀성뿐 아니라 저장·전송 과정의 보호, 그리고 관리체계의 엄격함을 강조한다. 국내에서도 생체정보 보호 가이드라인은 생체정보의 처리 단계별 보호조치와 최소 처리 원칙을 제시해 왔다.

그러나 문서가 존재하는 것과, 2045년에 지켜지는 것은 다르다. 20년을 버티려면 세 가지가 묶여야 한다. 첫째는 운영의 공개다. 둘째는 독립된 정기 감사다. 셋째는 위반 시 즉시 작동하는 제재다. 이 삼각형이 없으면 “미보관”은 좋은 의도였다는 말만 남는다.

장기 안전은 선의가 아니라 공개, 독립 감사, 실효적 제재가 묶일 때만 유지된다.

결론: 안면인증은 해법이 아니라 책임의 시작이다

안면인증 개통은 대포폰을 줄이는 효과를 노린다. 동시에 생체정보 접점을 늘려, 장기 운영에서의 누적 위험을 만든다. 그래서 논점은 “편리하냐”가 핵심이 아니다. “20년 뒤에도 남지 않게 강제로 지킬 수 있냐”가 핵심이다.

소비자가 안전을 만들 수 없는 영역이라면, 제도는 더욱 냉정해야 한다. 예외 운영이 상시화되지 않게 설계해야 한다. 데이터가 남지 않도록 기술과 운영을 동시에 묶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 제도는 대포폰을 막는 도구가 아니라, 미래의 대형 생체정보 부채가 된다.

핵심은 기술 도입이 아니라, 20년 뒤에도 ‘남지 않음’을 강제하는 운영 통제다.

참고·출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책뉴스를 게재한 대한민국 정책브리핑의 2025-12-20자 보도자료 기반 기사에서는 3개월 시범운영 방침과 현장 예외 처리, 신분증 사진과 실시간 얼굴 대조의 취지를 설명했다.

보안 매체 보안뉴스의 2025-12-19자 기사에서는 시범 적용 채널, PASS 앱 활용, 결과값만 저장·관리한다는 운영 원칙을 정리해 전했다.

전자신문의 2025-12-23자 기사와 뉴시스의 2025-12-23자 현장 체험 기사에서는 시행 첫날 알뜰폰 채널 도입 지연과 현장 체감 이슈를 다뤘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2021-09 제정 ‘생체정보 보호 가이드라인’은 생체정보 처리 기본원칙과 단계별 보호조치를 제시한다. ISO/IEC 24745:2022 개요 문서는 생체정보 보호의 위협 모델과 저장·전송 단계에서의 보호 요구사항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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