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 구조 4편] 기형 구조가 출산율에 미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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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는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매년 인구 감소와 미래 세대 축소라는 구조적 위기를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2023년 기준 합계출산율은 0.72명에 머물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에 해당하며, 이 같은 초저출산 현상은 단기간에 해결될 조짐이 보이지 않습니다. 많은 정책이 쏟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출산율 반등은커녕 오히려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현실에서, 단순한 금전적 지원이나 일회성 정책이 아닌 사회 구조 전체를 다시 점검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출산율 하락의 근본 원인은 개개인의 가치관 변화와 더불어, 고용·주거·노동시장·가족 구조 등 한국 사회 전반의 기형적 구조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앞선 시리즈에서 살펴본 것처럼,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고용의 불안정과 양극화, 주거비 부담, 불평등한 자산 구조,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등은 청년 세대의 결혼과 출산 결정에 직접적이고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첫째, 고용의 불안정이 결혼과 출산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청년들은 안정적인 일자리와 소득 없이 미래를 계획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며, 실제로 고용불안과 저임금, 비정규직 확대는 결혼 시기와 출산 결정을 늦추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2022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미혼 청년의 60% 이상이 ‘경제적 불안’을 결혼 및 출산 기피 이유로 꼽았습니다.

 

둘째, 주거 구조의 왜곡이 출산율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큽니다.
청년과 신혼부부의 주거비 부담률은 OECD 최고 수준에 해당하며, 실제로 1인 가구와 무주택 가구 비율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내 집 마련이 점점 더 어려워지는 현실은, 결혼·출산 결정의 지연 혹은 포기로 직결됩니다. 주거 지원 정책이 일시적 임대나 대출, 청약 가점 위주로 제한되어 실질적으로 자립 기반을 제공하지 못하는 한계도 여전히 지속되고 있습니다.

 

셋째, 노동시장 이중구조와 장시간 노동, 육아 및 일가정 양립 지원 부족 등 역시 주요 구조적 장애물입니다.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 육아휴직 및 보육 인프라의 실효성 부족, 직장 내 유연근무제 도입 지연 등은 육아와 노동의 병행을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지만, 출산 이후 경력단절과 임금 하락, 사회적 고립 등이 여전히 심각한 문제로 남아 있습니다.

 

넷째, 자산과 기회의 불평등이 다음 세대로의 ‘저출산 악순환’을 유발하고 있습니다.
부모의 자산 수준이 청년 세대의 결혼·출산 가능성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구조가 고착되면서, 사회 전체의 계층 이동 사다리가 약화되고 있습니다. 상위 20% 가구와 하위 40% 가구의 결혼·출산 경험률 격차, 자녀 수, 양육환경 등은 이미 심각한 사회 양극화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다양한 출산 지원금, 육아휴직 확대, 보육 정책, 주거 지원 등을 확대해 왔으나, 이는 구조적 문제에 대한 임시방편에 그치고 있습니다. 실질적 효과를 내려면, 단순히 지원 규모를 늘리는 차원을 넘어 고용의 안정성, 주거의 접근성, 양육·보육의 공공성, 여성의 경력 단절 해소, 노동시간 단축, 일가정 양립 제도 강화 등 사회 구조 전반의 개혁이 동반되어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한국 사회의 초저출산 현상은 단순한 인구정책이나 복지정책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하며, 사회 시스템 전체의 구조적 문제에 근본적 변화가 필요합니다. 노동시장, 주거, 자산, 가족 정책의 전방위적 구조 개혁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초저출산과 인구 감소는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중 사회의 형성과 정책의 한계’라는 주제를 통해, 지금의 구조적 위기가 어떻게 사회 전체의 이중구조·분열·정책 무력화로 연결되고 있는지를 분석할 예정입니다.


[한국사회 구조 해부 시리즈 바로가기]
1편: 양극화와 고용 붕괴, 1997년 이후의 한국
2편: 무주택 청년 세대의 현실과 그 배경
3편: 외국인 노동자 의존과 탈제조업 실패
4편: 기형 구조가 출산율에 미치는 영향 (현재 글)
5편: 이중 사회의 형성과 정책의 한계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