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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고무신 저작권 전쟁의 끝, 2026.01.08 대법원 확정까지의 30년

형성하다2026. 1. 15.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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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고무신 분쟁의 결말은 ‘유족 승소 확정’이었다.

1990년대 대표작 검정고무신의 저작권 분쟁은 2026.01.08 대법원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2심 판결이 확정되며 사실상 종결됐다.

이 사건은 ‘누가 그릴 수 있는가’라는 창작의 자유를, ‘누가 사업권을 쥐었는가’라는 계약의 언어로 묶어버린 갈등이었다. 2007년 전후의 사업권 계약이 장기적 수익 구조를 만들었고, 2019년 11월 손해배상 소송은 창작자를 피고로 세웠다. 2023년 03월 고 이우영 작가의 죽음 이후에도 재판은 이어졌고, 2025년 08월 28일 2심은 계약 효력 부존재와 캐릭터 사용 금지, 약 4,000만 원 배상을 인정했다. 2026년 01월 08일 대법원 결정은 그 결론을 되돌리지 않았다.

최종 업데이트 2026.01.15

1. ‘국민 만화’가 된 시간, 그리고 권리의 사각지대

검정고무신은 1960년대 서울을 배경으로, 기영이와 가족의 일상을 유머와 생활사로 엮어낸 작품으로 기억된다. 1992년부터 2006년까지 잡지 연재로 장기간 이어지며 대중적 저변을 넓혔고, 이후 애니메이션과 각종 2차 활용으로 ‘콘텐츠 자산’이 됐다. 바로 이 지점에서 원작 만화의 인기도와 별개로, 저작권과 사업권의 경계가 흔들리기 시작한다. 대중은 작품을 ‘하나의 세계’로 보지만, 계약은 권리를 잘게 쪼개 ‘누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조항으로 분리한다. 시간이 길수록, 작품의 명성과 수익은 커지지만 창작자 보호 장치는 자동으로 강화되지 않는다. 오래된 관행 속에서 계약서가 사실상 산업 표준처럼 굳어지면, 개별 창작자는 뒤늦게 불리함을 깨닫더라도 되돌리기 어렵다.

대중적 성공이 길었던 작품일수록, 권리 구조가 불투명하면 분쟁의 비용이 더 커진다.

2. 발단은 ‘사업권 계약’이었다, 저작권보다 강한 문장들

분쟁의 핵심에는 2007년 전후 체결된 사업권 관련 계약이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시기 계약에는 작품과 관련한 사업권과 계약권을 출판사 측에 양도하는 취지의 문구가 포함됐다. 또한 2008년 무렵 여러 차례 계약이 체결됐고, 그중 일부 계약은 ‘원저작물 및 파생되는 2차적 사업권’까지 포괄하면서도 기간이 명확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설명이 나온다. 이런 구조에서 사업자는 캐릭터와 2차 저작물 시장을 장기적으로 통제할 유인을 갖는다. 반면 창작자는 원작자로서 자신의 세계를 확장하려는 시도가 ‘계약 위반’으로 재해석될 위험을 떠안는다. 저작권 분쟁이지만, 실무에서는 회계·정산·통지 의무, 그리고 계약 해석이 전면으로 올라온다. 결국 다툼은 예술적 기여의 크기보다, 계약 문장이 어떻게 설계됐는지로 이동한다.

저작권 분쟁의 전초전은 대부분 ‘사업권 계약 조항’에서 시작된다.

3. 2019.11 소송의 역설, “그리면 침해가 된다”

갈등은 2019년 11월 본격적으로 법정으로 들어갔다. 출판사 측은 작가가 허락 없이 검정고무신 캐릭터가 등장하는 만화를 그렸다는 이유 등을 들어 손해배상 청구를 제기했다는 보도가 있다. 여기서 발생한 역설은 명확하다. 원작에 참여한 창작자가 동일 캐릭터를 사용해 새로운 창작을 하는 행위가, 계약 구조에 따라 ‘무단 이용’으로 취급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맞서 작가 측은 2020년 07월 저작권 침해금지 청구 등으로 반소를 제기하며 정면 대응에 나섰다. 분쟁이 장기화되는 과정에서 당사자의 사회적·심리적 부담은 커지고, 작품의 문화적 의미는 ‘소송의 제목’으로 축소되기 쉽다. 2023년 03월 고 이우영 작가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법적 다툼은 멈추지 않았고, 그 자체가 한국 창작 산업의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내는 사건으로 인식됐다.

창작 행위가 침해로 뒤집히는 순간, 분쟁은 개인의 고통을 넘어 산업의 구조 문제로 커진다.

4. 2023.11 1심, 2025.08.28 2심, 2026.01.08 대법 확정

재판의 결론은 세 단계로 굳어졌다. 2023년 11월 1심은 특정 시점까지 사업권 계약의 효력을 일부 인정해, 유족이 약 7,400만 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단이 있었다는 보도가 있다. 그러나 2025년 08월 28일 2심은 이를 뒤집었다. 2심은 사업권 계약의 효력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면서, 형설앤 및 대표가 유족에게 약 4,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단했고, 더 나아가 검정고무신 캐릭터를 표시한 창작물 등의 생산·판매·반포를 금지했다는 내용이 반복적으로 보도됐다. 그리고 2026년 01월 08일 대법원은 상고를 심리불속행으로 기각해 2심 판단을 확정했다. ‘심리불속행’은 원심 판단에 중대한 법리 오해나 쟁점이 없다고 보고 본안 심리 없이 상고를 받아들이지 않는 절차다. 결과적으로 법원은 계약 구조를 ‘유효한 장기 통제권’으로 보지 않았고, 캐릭터 사용의 통제 역시 사업자 쪽에 일방적으로 귀속되지 않는다는 방향으로 정리했다.

결말은 명확하다, 2심의 ‘계약 효력 부존재’와 ‘캐릭터 사용 금지’가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됐다.

5. 끝났지만 끝나지 않은 질문, “다음 작품은 안전한가”

이번 판결이 던지는 질문은 사후적 정의만이 아니다. 창작자 개인이 분쟁에서 이기고 지는 문제를 넘어, ‘불공정 계약이 장기 수익을 흡수하는 구조’를 어떻게 줄일 것인가가 핵심이다. 첫째, 2차 저작물 사업에서 통지와 정산의 투명성이 담보돼야 한다. 둘째, 계약 기간과 권리 범위는 해석이 아니라 문장 자체로 제한돼야 하며, 일정 조건에서 권리가 원저작자에게 환원되는 장치도 논의될 수 있다. 셋째, 분쟁이 발생했을 때 창작자가 민사·형사 리스크를 감당하며 장기 소송을 치르지 않도록, 표준계약과 조정·중재 시스템의 실효성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넷플릭스 시대든 IPTV 시대든, 캐릭터는 ‘상품’이 되지만 그 세계를 세운 것은 결국 창작자라는 점을 제도가 따라가야 한다. 검정고무신 사건의 비극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판결의 문장을 정책의 문장으로 번역하는 후속 작업이 남아 있다.

사법적 종결은 출발점일 뿐이며, 창작자가 계약에서 보호받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

참고·출처

2026년 01월 08일 대법원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2심이 확정됐다는 사실관계와 2심 주요 판단(약 4,000만 원 배상, 사업권 계약 효력 부존재, 캐릭터 사용 금지)은 2026년 01월 12일 보도된 한겨레, 동아일보, 서울경제, 경향신문 기사 내용을 교차 확인해 정리했다. 2019년 11월 손해배상 청구 제기 및 2020년 07월 반소 제기, 2023년 11월 1심 판단, 2025년 08월 28일 2심 선고의 구체 날짜는 2025년 08월 28일 경향신문 보도 및 2026년 01월 12일 경향신문 후속 보도를 기준으로 정합성을 맞췄다. 유족의 2024년 11월 고소장 제출 관련 경과와 고소 취지는 2024년 11월 19일 CBS노컷뉴스 보도 내용을 반영했다.